컵케익 대신 조명
Thanksgiving day라고 해도 가족이 없는 우리에게는 특별한 행사가 없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일부러 모이지 않는다고 하니 더 조용히 지나갈 것 같다. 그래도 명절 기분은 내고 싶어서 퇴근 길에 메그놀리아 베이커리에 들렸다.
코로나가 무색할만큼 베이커리 앞에 줄이 너무 길어서 10초 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포기. 사고 싶었던 레드벨벳 컵케익, 바나나푸딩 컬러와 비슷한 조명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예년과 다르게 조용한 거리를 쓸쓸하게 걸었다.
내일 비소식이 있어서인지 흐린 밤하늘 사이에 떠있는 도시는 정처없이 흔들린다. 내일은 나아지겠지, 언젠가 끝이 오겠지 생각하며 모두에게 너무 아픈 시간이 아니기를,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Thanksgiving day가 되기를 바라며 흐린 도시처럼, 그러나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모습으로 희미하게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