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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Yang Sep 07. 2023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선택과 책임

1. 지인이 어떤 일에 대해서 오해를 해서 아무리 설명해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지 몇 시간째 전화로 컴플레인을 했다. 다시는 그 지인과 연락하지 않을 것인가, 끝까지 화를 풀어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2. 아는 동생이 급하게 뭘 배우는데 (전문 분야)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합의 하에 다른 곳에서 받는 것과 같은 시급으로 받고 도와주었다. 어찌하다 보니 시간이 늘어나서 거의 두 시간이 되었는데 한 시간 비용만 주었다. 그 동생에게 정확하게 이야기를 한 것인가, 아는 동생이니 그냥 넘어갈 것인가.


3. 회사의 보스가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어떤 일에 푸시를 받는다고 느낀다. 이건 내 일이 아니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것인가, 보스가 원하는 일이니 적극적으로 도울 것인가.


4. 만날 때마다 밥을 사주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후배들. 웬만하면 만나지 않는 게 나을까, 내리사랑이니 계속 밥을 사주는 게 맞을까.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상황과 관계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것이다. 모든 상황에 MBTI를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성향에 따라 선택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와 그에 따른 책임도 고스란히 나의 몫이 된다.


언제 밥 한 번 먹죠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절대 먼저 만나자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척하지만 정작 만나면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들. 내가 일상에서 부딪히고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아니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까?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 일지도 모르는 상황, 무던한 사람이라면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면서 넘길 수 있는 일인데 나는 한 번씩 멈칫하며 생각한다. 상상 속의 나는 시시비비 가리며 옮고 그름을 따박따박 따지고 싶은 (과거에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마음이 치밀어 오르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그냥 넘길 때가 많다. 그것은 내가 좋은 사람 이어서라기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쪽으로도 과하게 치우 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

늘 생각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명언처럼 나 자신을 잘 알고 (주제 파악), 오버하지만 않는다면 이불킥 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아… 그때는 하면서 후회할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런 적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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