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단상
퀸즈블루버드 위로 지하철이 나오면 드디어 하늘이 보인다. 오늘 뉴욕의 하늘은 흐리다. 9월 중순이면 이제 제법 가을로 들어섰는데 지하철 안은 냉방이 한참이다. 제각각의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대로 살아가는 이 도시에는 나처럼 목도리 둘둘 멘 사람부터 민소매를 입은 사람까지 날씨를 가늠할 수 없다.
매일 서류에 쌓여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나는 컴퓨터 시스템에 입력되는 기계처럼 아무 색깔이 없다. 크게 웃지도, 크게 화를 내지도 않는 내 모습은 흐린 하늘처럼 무채색이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시간이 꽤 많은 편인데 이상하게도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그저 눈을 감고, 그저 멍하니...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멈추는 순간 행복해진다고 한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건, 지금 내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니까.
매일 아침 기도한다. 오늘 하루도 감사함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로 인해 기쁨이 있게 해달라고... 무엇을 하는 것에서 찾아지는 기쁨이 아닌, 그분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의미있고 또 행복하다고... 그것이 내 삶의 이유가 되게 해달라고 말이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각이라는 걸 한다. 지하철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