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

지하철 단상 45

by Sally Yang

어제 교회에서 선교사 파송식이 있었다. 두 아이들과 함께 교회가 세워지지 않은 A국으로 가는 가정을 향한 축복과 눈물의 기도가 이어졌다. 8년 동안 꾸준히 한 나라를 품고 준비하셨다고 하니 그 여정 또한 쉽지 않았으리라.

선교사로 헌신한 사람이 훈련을 받고, 현장에 나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헌신자들이 현장으로 가는 확률은 생각보다 적다. 중간에 좌절되는 이유가 변심이라기 보다는 상황적으로 길이 열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교회와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재정과 기도로 후원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때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던 한국은 유행처럼 선교 붐이 일었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뜬금없이 선교비 지원을 끊거나 현장 상황은 알려고 하지도 않은 체 직장 상사처럼 보고만 받으려고 하는 곳이 많다.

나 역시 4년의 선교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파송교회를 찾을 때 교회를 몇 년 이상 섬겼는지, 소속 교단의 훈련은 받았는지 등등의 규정으로 파송 조건을 갖추기 위해 평생 훈련만 받다가 현장에는 나갈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외로운 선교지에서 육적, 영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을 다한 끊임없는 기도이다. 재정은 기도가 쌓이다보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다. 어찌보면 편안함과 안정을 포기하고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까워하지만, 사실은 정 반대이다.

안락한 집과 편안한 시설, 걱정할 일 없는 환경 가운데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불편하고 모자람 속에서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할 수 없는 환경 가운데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시는 제한할 수 없는 분이시다. 그런 하나님을 선교의 현장에서 매일 만난다는 것은 너무나 흥분되는 일이다.

부르신 곳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는 말은 사실 어폐가 있다. 그런 삶을 살아내기에 우리 상황은 그분을 향해 절대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척박해 보이는 곳이지만 나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는 아버지를 매일매일 만난다는 것은 분명 가장 큰 축복이다.

그런 마음으로 낯선 땅에서 오직 아버지만 의지하며 기도와 눈물의 씨앗을 뿌리는 모든 선교사님들을 축복하고 또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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