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지하철 단상 3

by Sally Yang

혼밥, 혼술이 대세인 세대다. 20대 초반에 나는 혼자 있는 걸 싫어해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혼자서는 절대 밥을 먹지 않았다. 극복하고 싶어서 일부러 혼자 밥먹으러 가기도 하고 영화도 보러가는 연습을 했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유학을 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일주일 동안 혼자 간 독일 여행에서 (일주일 동안 거의 말을 한 마디도 안한 거 같다) 더이상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을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다. 미국에서 공부한 적도 없고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있지 않으니 친구 사귀는 것도 쉽지 않고 남편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바빠서 혼자 해야하는 일이 많았다.

아이러니 하게도 혼자인 삶이 아주 익숙해진 것은 결혼 후부터다. 혼자 맨하탄 거리를 다니고,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하고 어쩌면 그게 더 편해져서 지금은 점심 시간에도 혼자 조용히 밥을 먹는 시간이 좋다. 오전에 바쁜 업무를 어느 정도 마치고 햇빛을 받으며 남편이 싸준 도시락을 먹는 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이 말은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 같다.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일도 반복하다보면 일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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