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부모님의 지나친 잔소리에 대처하는 법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하세요

by 안치형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전에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고 비수가 되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부모라지만 그런 말을 듣고 있자니 더 같이 있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왜 자기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건지 의심까지 든다고 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어울리며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게 우리의 솔직한 마음이기도 하죠. 노력. 어떤 노력을 하는가에 따라 스트레스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 갓 입사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제가 일했던 곳은 대부분 이메일로 업무처리를 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이메일을 받곤 했죠. 처음에는 몇 날 며칠이고 일을 끌어안곤 했습니다.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완벽하게 정리해서 답장하려고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러다 보면 필연적으로 일이 쌓였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을 은근히 즐긴 것 같기도 합니다. 요즘 뭐하냐는 질문에 “일 하느라고 정말 바빠”라고 말하면 왠지 잘나가는 직장인이 된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었으니까요.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초반에는 수중에 늘 일이 있었습니다. 밀린 일 처리를 위해 하루걸러 노트북을 집에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덩달아 스트레스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같은 부서의 한 선배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일을 질질 끄는 법이 없었습니다. 업무 관련 메일을 받으면 내용부터 분석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그 자리에서 처리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은 언제까지 하겠다는 코멘트를 달아서 보냅니다.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담당자가 있으면 그 사람을 참조리스트에 넣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그 원칙에 따라 빠르게 일 처리를 하니 집에 노트북을 가져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고요.




부정적인 말씀은 그만해주세요


누군가와 갈등이 생길 때 그 상황을 모두 자기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그런 말을 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쩌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이미 지나간 일, 그리고 알 수도 없는 일을 계속 되뇌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답 없는 생각을 계속하다 보면 대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고가 전개됩니다. ‘그때 그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게 틀림없어’ 이런 식으로 소설을 써가면서 말이죠.


누군가 그랬다죠. "우리는 하루에 50, 60만 가지 생각을 한다. 그 가운데 90% 가 부정적인 것이다."


생각이 깊은 것과 부정적인 것은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습니다. 끌어안고 생각해봤자 자기 손해입니다. 갈등상황은 그대로이고, 심지어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본인만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당장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치 예전 직장 선배처럼 말이죠. 계속 상처받거나, 안 어울리거나, 해결을 보거나. 당장은 이 세 가지 정도가 떠오릅니다. 선배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마도 세 번째 방법을 택했을 겁니다. “그런 말은 저에게 상처가 되니 피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대부분 눈치를 채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을 테니까요. 금세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그래도 계속 건드리는 끈질긴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만약 저라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에게도 선택권은 세 가지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배와 같이 세 번째를 택할 것 같습니다. ‘해결을 본다.’

다만 전보다 더 세게 표현할 겁니다.



“죄송합니다만, 그 말씀은 저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를 진정으로 위하신다면 비난보다는 응원을 해주세요.”



이 정도로 간곡하게 말씀드리면 대부분은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사실 제가 예전에 부모님과 한창 갈등이 있을 때 드렸던 말씀이기도 합니다.


물론 부모님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또 모르죠. 내심 하시고픈 말씀이 많으실 수도.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부모와 자식 간이지만 어떻게 서로 백 프로 만족하고 살겠습니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기는 거죠. 성인 대 성인으로, 서로의 선택을 존중해 주면서.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관계 중심적인 사람과 개인주의적인 사람이 고민하는 포인트는 분명 다를 겁니다.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시든 간에, 서로 상처 주고받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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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작가.

딱히 자랑할 게 없어서

살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씁니다.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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