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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Feb 02. 2024

맹수의 습격

모닝 습격 전문견

아침마다 맹수의 습격을 받습니다.

주말이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이 맹수는 주인의 게으름을 자비롭게 한 번은 눈감아 줍니다.


주인의 첫 번째 뒤척임에는 반짝 눈을 뜨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주인의 배에 자기 등을 대고 다시 잡니다. 주인은 그 부드럽고 안락한 느낌을 아주 좋아합니다.


두 번째 뒤척임부터는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슬금슬금 이불속에서 나와 본색을 드러내며 앞발로 주인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이 맹수의 보드랍고 여린 몸뚱이 중 딱딱한 부분이 두 군데 있는데 그중 하나는 쌀알 같은 이빨이고 다른 하나는 발톱인지라 이 발톱으로 주인의 얼굴을 툭툭 치기 시작하며 공격을 개시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혹시나 주인이 발톱 공격을 피해 이불로 얼굴을 덮으며 방어전을 펼친다면

이 맹수는 작전을 변경합니다.


맹수의 몸무게는 무려 4.7킬로...

온몸에 힘을 자기의 얼굴로 모아 이불속 주인의 얼굴을 밀어붙이기 시작합니다.

맹수의 얼굴은 구조적으로 말랑한 코가 가장 먼저 목표물에 닿게 되어 있습니다.

검은 젤리 같은 코로 밀어붙이기를 하다 이불속 주인의 얼굴 살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특기인 핥기 신공으로 주인의 아침잠을 깨우며 자동기립을 하게 만듭니다.

이 과정을 매일 겪는 주인은 그래도 행복합니다.


저희집 맹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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