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이 가득한 그곳

부자가 되고 싶다.

by 송주

20대 30대에 영 앤 리치를 꿈꾸다 실패한 많이 이들이 나처럼 40대가 되면 파이어 족을 꿈꾼다.


개처럼 벌었으니 개처럼 쓰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던 40대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역의 중심가로 이사를 했다. 흔한 말로 슬리퍼 상권의(슬리퍼 신고 다니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지역) 아파트로 갈아탔다. 모두가 비싼 분양가에 눈치만 보고 있던 그때 눈 딱 감고 지른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적당할 때 팔아 노후는 이 집으로 해결해야겠다 생각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현금의 부재는 매달 치열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계속해서 만들었다.


나처럼 가정을 꾸리고 살아보면 돈이 물처럼 써진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하게 것이다.

40.50 대 분들이라면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돈이야 쓰기 나름이라지만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숨값처럼 느껴질 정도다.



나는 결혼 후 백화점에 가더라도 본관에서 뭘 사본적이 없을 만큼 사치와는 거리가 먼 검소한 사람이 되었다. 자부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원한 것 이상으로 검소해졌기 때문이다.

숭고한 노동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자격증 취득과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하는 주식 투자도 당연히 하고 있다. 하지만 월급날 근처가 되면 온 힘을 다해 버텨내는 생활을 피할 수 없었다. 가끔은 슬프게도 그날이 월급날 근처가 아닌 때도 있다.

대출은 있지만 집도 있고 차도 있다. 하지만 현금이 없으니 늘 곤궁했다.

현금 부자가 찐부자라는 말이 그냥 나온 소리는 아니다.


증권사에 애를 업고 온 아줌마가 사는 주식은 사지 말라 라는 말이 있다.

동네 떠도는 무분별한 카더라를 믿고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일종의 저급 정보를 가진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그 애 업은 아줌마가 나였음을 숨기지 않겠다.

아이 둘을 23개월 터울로 낳고 키우며 한 5년 전업 주부로 살던 시절이 있었다. 식구는 늘었는데 남편 월급만으로는 놀러 온 친구들 짜장면 한 그릇 시켜 주기도 힘들 만큼 팍팍했다.

동네 언니들의 주식 이야기에 귀가 솔깃 해진 나는 전업 주부 대박 성공기를 꿈꾸며 그렇게 주식 시장에 입문하게 되었다.

주식이 부의 빨간 동아줄을 내려 줄 것이란 기대 품었다.

그리고 그 줄이 썩은 파란 동아줄로 변하는 순간 바닥에 곤두박이게 되었다.


월급은 손에 쥔 모래요. 투자는 뒤통수치는 사기꾼이며 카드 값과 대출은 사채업자 같았다.


애초에 부의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운 좋은 넘, 빽 좋은 넘 , 원래 가진 놈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수저론을 확대 보급하며 부를 가진 자들을 부러워한다. 나도 그렇다. 나 같은 폐급 소인은 안분지족의 경지에 오른 것이 평생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꽤나 씁쓸하고 충격적이었던 빙고 출처 중앙일보


난 부자 되는 거 원치 않아 , 돈 싫어! 속물 같아!

하는 사람과는 놀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은 분명 위선자 아님 거짓말쟁이 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눈먼 돈을 기대하며 손바닥 만한 작은 종이 한 장에 희망을 품는다.

나도 꿈과 희망이 가득 한 그곳,

번호로 채워진 그 종이를 사기 위해 매주 로또방으로 간다. 한 주 실패했다고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 주에 또 희망이 있다. 아마도 그곳은 불멸하는 희망 제작소 같은 곳이 아닐까?

안 걸리는 게 문제지만...


서울 농협 본점으로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