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여행은 역시 식도락이지! 속초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속초를 대표하는 베스트 음식 5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아래 나오는 식당이나 특정 업체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의견임을 참고해주세요^^)
(1) 감자옹심이
강원도 하면 또 감자가 유명하다. 강원도는 해발 600미터 이상의 고랭지가 많고 일교차가 커서 감자가 크는데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기온차가 크면 녹말성분이 많아지는데, 이 녹말성분이 많을수록 감자가 더욱 풍성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감자 옹심이(감자를 갈아 물에 앉혀 앙금을 건져낸 뒤 반죽을 떼어 만드는 요리)가 있고, 그 외에도 감자전, 감자떡 등이 유명하다.
속초에서 가장 유명한 감자 옹심이집은 속초 시장 안에 있는 ‘감나무집 감자옹심이’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시간이지만 기본 한 시간 웨이팅에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아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맛집이어도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 웨이팅은 어렵다. 시장 안에 ‘속초신토불이 감자옹심이’ 집과 ‘감자골 옹심이’도 대부분 국산 재료를 쓰고, 시간대만 잘 맞춰서 가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감자바우’는 우리가 찾은 현지인 맛집이다. 여기는 감자 옹심이도 맛있지만 단짠단짠 (오징어회, 가자미회) 회국수가 일품이다. 감자전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폭신폭신하여 한 판 순삭이다. 주말 기준 오픈할 때 약 20~30분의 웨이팅이 있을 수 있고, 마감시간 맞춰서 갈 경우 운 좋으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
(2) 물회와 활어회
바다가 가까운 속초는 대게, 회, 오징어 등 해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여러 바닷가 여행지를 가서 물회를 사 먹어 봤지만, 속초 물회가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다. 속초에 세컨드하우스를 구하기 전에도 2~3년에 한 번씩은 속초 여행을 왔었는데 그때마다 물회를 사 먹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다. 속초 물회 하면 가장 유명한 곳은 ‘청초수 물회’다. 예전 작은 건물에 있을 때부터 갔던 곳인데, 지금은 큰 건물로 확장하여 영업 중이다. 워낙 핫플이라 관광객들이 관광버스에서 대거 내려서 번호표를 받고 줄지어 들어간다. 2층이나 3층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탁 트인 창을 통해 바라보는 청초호수 뷰가 끝내준다. 로봇이 대량으로 홀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해전물회로 여러 가지 횟감과 활전복, 해삼, 멍게, 문어, 날치알이 사골육수와 어우러져 맛이 일품이다.
다음으로 유명한 곳은 영랑해안길에 위치한 ‘봉포잠수부집’이다. 로봇 서빙, 건물 한 채를 통으로 쓰는 점, 주차장이 넓은 점 등 ‘청초수 물회’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바닷가를 풍경으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나, 개인적으로 맛은 조금 자극적인 편이었고, 매장 분위기가 좀 더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속초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고성 봉포항에 위치한 ‘영순네 횟집’도 추천한다. 물회가 맛도 있지만, 바람 선선한 날에 야외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는 뷰맛집이기도 하다.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 걱정도 없고, 아이와 함께 라면 바로 옆 해풍공원에서 놀기도 좋다. 켄싱턴 리조트에서 전동차를 빌려와서 타는 재미도 있다.
활어회는 처음에는 중앙시장 지하에 있는 활어회센터를 주로 활용했다. 주문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주는 시스템이라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던 곳은 ‘설악횟집’이었다. 매장에서 먹기보다 주로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었다.
하지만 자주 먹다 보니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유명한 회 포장집을 찾아다녔다. 그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두 곳은 ‘신유네회포장’과 ‘배달회만족’이다. 신선하고 양도 푸짐한데 가격이 아주 착하다. 모둠회 5만 5천 원 ~ 6만 원 정도면 성인 5~6명 명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회 하면 오징어 난전을 빼먹을 수 없다. 동명항 인근 오징어난전은 포장마차의 갬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5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밤이 되면 캠핑을 온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싱싱한 오징어를 그 자리에서 바로 회 떠서 쫄깃쫄깃하게 먹을 수 있다.
(3) 생선구이
생선은 집에서 구워 먹기 여간 불편한 식재료가 아니던가. 생선 자체 손질도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구워 먹을 경우 비린내가 온 집안에 진동하고, 기름이 주방 곳곳에 튄다. 속초에는 신선한 생선을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갯배 선착장 근처에 많이 몰려있다. 고등어, 꽁치, 메로, 가자미, 청어 등등 선도가 훌륭한 생선들을 직접 구워준다. 맛있어도 너무 맛있다. 우리 가족은 주말에 속초를 갈 때마다 건강하고 맛있는 생선을 마음껏 구워 먹고 온다. 아무래도 숯불에 구워 먹다 보니 식당 분위기는 좀 어수선하고, (환기 시스템을 잘 갖추지 못한 식당의 경우) 실내에 연기가 자욱한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생선구이집은 갯배 근처에 여러 곳이 있으나 가장 유명한 곳은 ‘88 생선구이’이다. 줄 서서 먹는 맛집이지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시간만 잘 맞춰 간다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과거의 명성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고, 그 오른 가격대비 생선의 구성이 조금 부실(?)하다는 평이 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 자주 가는 집은 ‘신피디 통 큰 생선구이’ 집이다. 물론 88 생선구이를 비롯한 주변 생선구이 집과 비슷한 가격(2022년 11월 기준 19,000원)으로 약간 가격대가 있지만, 대기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 참숯에 굽는다는 점, 기본 반찬과 미역국이 맛있다는 점(특히 가리비 젓갈이 맛있다.)이 마음에 들었다.
10월부터는 동명항 오징어 난전에서 양미리, 도루묵을 연탄에 구워 먹을 수 있다.
(4) 황태구이
설악산 근처에 순두부와 황태구이를 같이 파는 식당들이 많다. 순두부는 다른 지역에서도 먹어본 맛이라 딱히 속초 순두부가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황태구이는 우리 가족은 속초에서 주로 먹는다. 살이 도톰하고 양이 푸짐하다. 척산온천에서 사우나를 한 후 몸보신(?)으로 인근의 황태구이 집을 주로 가는 편이다. 그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곳은 ‘미가’였다.
(4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