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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담 Jan 10. 2022

당신은 지금 '이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1)

'내가 바라는 진짜 열망을 찾아서'


당신은 지금 '이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1)
'내가 바라는 진짜 열망을 찾아서'






직장생활 10년차가 가까워 오고 있다. 대학교 3학년때부터 학생인턴을 시작했으니 그 시간을 더하면 이미 10년차가 넘은 시점이다.

나의 첫 직장은 삼청동의 작은 홍보대행사에서 시작 됐다. 단순히 전공을 살린다는 목표 아래, 남에게 해를 입히는 홍보는 하지 않겠다는 기준으로 했던 취업이었다. 이곳에서 총 3년 5개월을 일했다. 순탄치 않았고, 녹록치 않았지만 그때 생긴 경험과 멧집은 이후 커리어의 단단한 밑거름이 됐다.

내 인생의 첫 퇴사였다. 깊이 정든 회사였지만 몸과 마음이 버텨내지 못한 때였다. 퇴직금이니 다음 행선지니 계산할 겨를도 없었다. 생각의 폭이 그리 넓지도 않았거니와 몸과 마음이 닳아 쉼이 긴급한 상황이었다.

리프레쉬 유급 휴가를 앞두고 퇴사의사를 밝혔다. 첫 퇴사라 그런지 꼭 거짓말을 하다 이실직고 하려고 선 아이처럼 마음이 그렇게도 두근박질 쳤다. 퇴사 후 나는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3개월을 쉬었다. 정말 가고싶었던 유럽여행도 다녀오고,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넉넉하진 못해도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잠시 다시 학생이 된것 같아 더 기뻤다. 사실 뭘 하든 몸이 힘들지 않은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워라밸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내 건강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

그렇게 몇달 뒤 새 회사로 두번째 취업, 즉 첫번째 이직이 진행됐다. 긴장된 면접의 시간이 지나고 약간 높아진 연봉에 만족하며 첫출근을 했다. 6시 땡! 퇴근하고 집에와서 저녁을 차려먹고 일일 연속극을 보는데 그게 그렇게 또 행복했다. 매일과 다른없이 10시에 퇴근해 택시로 귀가. 눈뜨면 다시 출근이던 이전 일상과는 달랐다. 물론 이직한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안간힘을 쓰던 때지만 정시퇴근과 퇴근 후 즐기는 작은 여유. 그것 만으로 행복한 회사생활이었다.

나의 즐거운 회사 생활. 3년이 지날 때 까지도 특별히 바랄 것이 없었다. 욕심이 지나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연봉이든 무엇이든 마음에 품은 바람, 그 만큼 까지 곧 잘 충족되는 편이었다. 마음을 터놓는 단짝은 없어도 업무적으로 결이 잘 맞는 동료와 함께한 다는 것도 참 좋았다.

그런데 이직 후 4년, 그러니까 나의 커리어가 8년차를 향해 달려갈 즈음 무언가, 어디에선가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수가 없었다. 그냥 좀 피곤한 것 같기도 했다. 가끔은 사람 때문인가도 싶었다. 그러다 또 어느날은 업을 바꾸고 싶다가, 더 실력을 쌓아야지 부단히 노력하다가. 또 어느날은 다시 좋았다가. '직장 생활이 다 그런거지' 반복하며 또 한동안의 시간이 흘렀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10년차를 바라보는 시기에 또 다시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 여느 때 보다 파동의 폭이 컸다. 그 사이 자란 머리에 생각의 폭도 넓어졌거니와 그간 깊어진 피로도 한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흰머리가 늘 정도로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어떤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 연봉은 얼마를 원하는지. 이전에 하던 생각이 아니었다.

늦은 밤 노트북 앞에서 나에게 던진 질문은 대략 이랬다.

내가 왜이럴까,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일해야 할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걸로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돕고 기쁘게 할수 있나. 나만이 다르게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그간 안해 본 것은 무엇이고 해보고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부분이 부족한가. 어떤 일을 할 때 불행한가. 내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일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스스로 질문을 쓰고 답변을 달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평소 생각하던 것과 크게 달랐다. "그러니까 사실 내안에 이런 생각이 있었던 거라고?" 라는 결과를 마주 하게 된 것 이었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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