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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Sep 26. 2023

1달만 쉬고 싶다는 생각, 이루어질 수 있을까?

출처 : 유 퀴즈 온 더 튜브

얼마 전 유퀴즈에서 39년 동안 뉴욕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신 한인 부부가 나왔다. 일 년 중 1월 1일 하루만 빼고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8시까지(14시간) 일을 하셨다는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점심시간을 빼고 하루에 기껏해야 9시간, 주말도 쉬면서 일하는데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니 내가 너무 게으른 게 아닌가 싶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결석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고, 재수를 한 후부터 대학교 졸업, 군대, 직장을 거쳐 지금까지 1달 이상을 쉬어 본 적이 없다.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은 조금 덜해졌지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극에 달한 때가 있었다. 그때는 정년까지 일을 하신 분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아직 인생의 반밖에 살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쉬고 싶은데 어떻게 정년까지 하셨을까. 모두들 대단하시다며 마음속으로 엄지를 올리고 다녔던 때가 있다.     


1달만 쉬고 싶다는 생각,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할 수 있기도 할 수 없기도 하다. 그냥 그만두고 쉬면 할 수 있는 일이 되고, 지금까지 해 놓은 것이 아까워 그만두지 못하면 못 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그만두면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쉬고 나서 지금과 같은 일자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다른 일을 한들 지금보다 나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고, 청년들도 직장을 구하지 않고 쉬는 경우가 많다.      


요즘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나약한 것일까?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요즘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윗세대나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지만 말년이 행복하지 못한 윗세대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까지 일만 하다가 죽지는 말아야지.’라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일을 해도 따라갈 수 없는 빈부격차를 보고 포기를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본인을 희생해서 자식들 뒷바라지를 했지만 결국 몸과 마음의 병만 얻어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봐 왔고, 고생해서 일을 하는 것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온라인 판매, 유튜브 등을 통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고생해서 일을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보이스 피싱이나 각종 사기로 돈을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도 많다).


www.ghp-news.com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지만, 쉴 때는 쉬고 빈틈을 노려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어쩌면 현명한 선택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취미로 다른 일을 하다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직장을 다녔으면 얻지 못했을 경험과 부를 다른 곳에서 얻는 경우도 많다. 번아웃이 되어 몸과 마음이 병들었지만 그만두면 패배자라는 자책 때문에 쉽사리 그만두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만두고 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충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없을 좋은 일들이 나에게 펼쳐질지 모른다.      


힘들면 쉬어 가라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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