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병원에는 가 봤어요?”
법륜스님에게 질문을 하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요할 정도로 정신이 아픈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에 가 봤냐는 질문에 병원에 다니고 있고 약도 먹고 있다고 답한다. 그만큼 병원에도 가 보고 약도 먹어 보고 다른 곳에서 상담을 해 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법륜스님에게 질문을 한다는 말이다.
물론 법륜스님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올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치료를 해야 되는 사람들이 계속 질문을 하고 있으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 그래서 스님은 정신과에 가라고 하는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정신과를 안 가 봤겠는가 약을 안 먹어 봤겠는가. 이상적으로는 정신과에서 상담도 하고 진단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지만, 실제로 정신과에 가면 상담도 별로 없고 약을 주는 게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처방해 주는 약도 그렇게 이상적인 것이 아니어서 병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억제하는 것이 전부고 결국 문제는 그대로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질문자가 라이브 방송에서 정신과 약을 먹으면 행동의 억제가 잘 안 되거나 충동적이 되는 부작용이 있어서 먹기가 두렵다고 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정신과 약은 오히려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지 행동이 억제가 되지 않는 부작용은 없다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듣자 스님이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항우울제 같은 경우 복용했을 때 오히려 자살 가능성이 늘어나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폭력적이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과에서 약을 먹으면 낫는 줄 알 수 있는데 생각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을 먹어서 낫는 경우보다 병은 낫지 않고 약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부작용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스님은 질문자의 정신적인 병 때문에 병원을 가라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병원에 가도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에 다니고 있고 약도 먹고 있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병원에 가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른 해결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봐도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무조건 정신과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으라는 식의 상담은 해결책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10년 전보다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서 약간은 걱정이 된다. 10년 전 영상을 보면 병원에 가라는 식의 이야기보다 다양한 생활 상의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들었는데 최근의 영상을 보면 거의 매 질문자마다 병원 이야기가 나오다시피 하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병원에 가라는 말이 아닐 텐데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