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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Feb 17. 2024

지리산가족호텔과 부엔까미노


가끔 교직원공제회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숙박하면 생각보다 괜찮다. 가격도 괜찮고, 시설은 약간 오래된 느낌은 있지만 실용적인 편이고 위치도 좋다. 문수암을 검색한 뒤 혹시나 싶어 지리산가족호텔에 전화를 했는데 방 하나가 남아 있다고 해서 얼른 예약을 했다.      



그리고 설 당일.     



점심을 먹고 출발을 했는데 원래라면 3시간 정도면 갈 거리를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5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많았고, 중간중간에 정체 구간이 있었다. 호텔에는 어두워지기 직전에 도착했는데 지리산이라 공기가 좋았고, 외관은 생각보다 깔끔하니 좋았다.     



지리산가족호텔



도착하자마자 저녁 식사를 위해 검색을 했는데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지리산 흑돼지집을 발견했다. 부엔까미노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알고 보니 게스트하우스 1층에 위치한 식당이었다. 사장님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셨는지 관련 장식들로 여행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30분에 3팀만 받는 것 같았는데 6시에는 이미 예약이 끝났기 때문에 6시 반으로 예약을 잡았다.      



부엔까미노


사장님 한 분이 예약 손님이 오면 오븐에 고기를 굽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3팀 이상은 받기 힘들 것 같았다. 오븐에 구워져서 나오는 흑돼지는 정말 맛있었고, 반찬들도 음식을 잘하는 분이 직접 담으신 것 같았다. 밥과 미역국을 추가하여 먹으면 양도 적당하고 딱 좋은 저녁 한 상이 되었다. 쫄깃쫄깃 고소한 흑돼지와 소맥을 먹으며 네팔 트레킹 갔던 때를 떠올렸고, 나중에 나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리라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와 지리산 산동에서 만든 산수유 막걸리를 마시며 마무리를 하였고, 뜨끈뜨끈한 바닥에 누워서 푹 잘 수 있었다.     



쫄깃쫄깃 고소한 지리산 흑돼지 바베큐



다음 날 새벽에 노고단 등산이 예정되어 있어서 4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했다. 숙소에서 성삼재 휴게소까지는 40분.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2~3시간 걷다가 올 마음이었다. 그런데 웬걸. 입구에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눈 때문에 성삼재 휴게소까지는 진입이 통제되어 있고, 시암재 휴게소까지만 통행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암재 휴게소에 도착하자 뼛속까지 들어오는 칼바람과 바닥에 얼어붙은 눈 때문에 우리가 갖춘 옷과 장비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온 것이었다. 그렇게 추울지는 몰랐고, 눈이 왔으리라고 생각을 못했고, 칠흑 같이 어두울 거라고도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우스웠고, 우리는 내려서 조금 걷다가 바로 포기를 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덕분에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수없이 많은 밤하늘의 별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성삼재 휴게소 출입금지 표지판


호텔로 돌아와서 온천을 이용하였다. 추위에 떨다가 온천에 몸을 녹이니 노곤해져서 체크 아웃 하기 전 한숨 자고 문수암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남원이 있어서 이몽룡과 춘향이 만났다는 광한루원을 구경하고, 예전에 지리산 트레킹을 했을 때 맛있게 먹었던 식당 운학정의 산채 정식을 먹었다. 설날인데도 그전보다 맛집으로 더 알려졌는지 손님들이 많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TyPE__9bdBo

이런 곳에 맛집이?? | 지리산 순례길 베이스캠프에서 맛보는 흑돼지바베큐 -부엔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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