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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Mar 14. 2023

결혼하고 4번째로 온 캠핑

- 여전히 추위는 예상을 못하는 초보 캠퍼


솔로였을 때도 캠핑을 다니고 싶었는데 원룸에 텐트를 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캠핑을 못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캠핑에 대한 욕구는 줄어들었지만 공간이 넓어지면서 텐트를 살 용기가 생겼다.



우리가 처음 캠핑을 간 것은 캠핑카를 빌려서 갔을 때였던 것 같다. 직원들에게 캠핑카를 무료로 빌려 주는 좋은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캠핑카를 빌렸다. 우리가 간 곳은 밀양에 있는 한 캠핑장이었는데 캠핑카가 비교적 크고 무거웠기 때문에 운전하는데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캠핑카 내부 시설도 좋았고 가서 요리도 해 먹고 한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우리는 작년 봄, 또 무작정 가야산에 캠핑장을 예약하고(목요일에 예약, 금요일에 텐트 구입, 토요일에 출발)캠핑을 떠났다.


캠핑 초보였기 때문에 별 준비 없이 갔던 터라 도착하자마자 캠핑장 관리하시는 분이 ‘이렇게 와서 얼어 죽는다.’며 무릎 담요를 주셨다. 우리는 그날 정말 얼어 죽는 줄 알았다. 봄이라서 챙긴 것도 없었는데 저녁이 되자 산의 기온은 뚝 떨어졌다. 텐트를 처음 설치해 보는 거라 옆에 계신 분들이 도와주기도 했고, 양갈비를 구워 주기도 하셔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다. 술을 먹고 산기슭 계곡에 내려가다가 구르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기억에 많이 남았다.


지리산 힐링 캠핑 | 오로라 불멍 | 폭우 - YouTube


세 번째 캠핑장은 지리산에 있었는데 그날 비가 많이 왔고 산의 경치와 운무가 멋있었다. 밤새도록 비가 왔고 다음 날 텐트를 걷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것도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비 올 때를 골라서 다시 가고 싶을 정도였다.


이번에는 통영에 있는 한 캠핑장으로 왔는데 낮에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는 봄 날씨다 보니 밤에 추우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가야산에 갔을 때 얼어 죽을 뻔한 경험이 있음에도 이불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옷도 두꺼운 것을 준비하지 못해서 밤이 되자 추웠다. 그래도 모닥불을 피우니 생각보다 따뜻했고, 술을 마시면서 추위를 잊고 우리는 이야기와 웃음으로 즐거운 밤을 보냈다. 잘 때는 추위 덕분에 오랜만에(?) 둘이 딱 붙어서 잤다. 생각보다 사람의 몸에는 열기가 있었고 춥긴 했지만 의외로 잘 자게 되었다.



캠핑은 준비하는 것이 조금 번거롭고 텐트를 치고 걷고 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것이 생기는, 캠핑만의 묘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날씨를 예측하지 못해서 잘 때 추위에 떨기도 하는 초보 캠퍼지만 몇 번 더 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길 것 같다.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 일상에 지쳐 있다가 캠핑장을 알아보는 나를 조만간 또 발견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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