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기분 좋게 출근을 하는데 차들 때문에 기분을 망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깜빡이 없이 갑자기 끼어들고, 신호가 바뀌었는데 쌩하고 간다든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확 지나간다든지, 과속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신기한 게 사람들의 성격이 유형별로 나뉘듯 차종도 성격이 나뉜다. 그런 성격의 차주들이 그런 차를 선호하는 건지, 아니면 그런 차를 타면 자연스럽게 그런 운전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폭한 운전으로 대표적인 차종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1위는 어떤 차종일까?
1위를 발표하기에 앞서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주관적 사실로, 내가 차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그 차에 대해서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백만 대 차량들의 행동을 보면서 만들어진 개인적인 데이터베이스이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아O디, 비O더블유, 투O, 팰O세이드, 택시(?)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지만 나는 ‘가장 난폭한 차종 1위’로 카O발*을 꼽고 싶다. 특히 검은색 카O발.
카O발은 ‘국민 패밀리카’로 불릴 정도로 많이 팔린 미니밴이다. 가격이나 기능 면에서 장점이 많기 때문에 대적 상대가 없다. 패밀리카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도 안에 같이 탑승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많고, 차체도 작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행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난폭한 것일까?
갑자기 끼어드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를 통과한다든지, 옆을 쌩하고 지나가서 쳐다보면 검은색 카O발인 경우가 많다. 아O디도 곱게 운전하는 경우가 잘 없긴 한데 카O발이 평균적으로 더 빈번하게 눈에 띈다. 그런데 차량 안을 보면 운전자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갈 때 난폭한 것이 아니라 혼자 차를 몰 때 난폭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번호판을 보면 개인 차량도 많지만 ‘하’ ‘호’ 차량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오늘도 출근길은 전쟁이었다. 이리저리 막 끼어들고, 과속을 하고,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차들 때문에 직장까지 가는 것 자체가 일보다 더 큰 미션이었다. 언제 출퇴근길이 편안해질 수 있을지, 과연 그런 날은 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쏘ㅇ토도 만만치 않은데 예전 카ㅇ발과 쏘ㅇ토의 외형이 비슷하다 보니 풀이 더 많아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