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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Jul 04. 2023

13년 만의 대만 여행

대만 패키지여행 101타워 딘타이펑 만두 코스 - YouTube


대만 여행을 오게 되었다. 13년 전 왔던 내 기억 속 대만의 모습은 왠지 모를 한국과 비슷한 친근감, 고기를 위주로 하는 맛있는 음식들, 한국 90년 대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그때는 한 달 정도 대만에 있었기 때문에 3000m 넘는 산을 가서 고산병으로 애를 먹기도 하였고, 남쪽의 까오슝부터 타이쫑, 타이베이, 화련 등 곳곳을 다닌 기억이 있다.


13년 전 대만의 양떼 목장에서


이번에는 패키지여행이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만 패키지여행의 전형적인 코스를 돌 예정이지만 일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좋다. 어제 도착해서 국립고궁박물원을 구경하고, 101 타워에 있는 딘타이펑에서 식사를 하고, 전망대 구경을 하고, 라오허제 야시장을 구경하며 먹을 것을 사서 호텔로 왔다.


10여 년 만에 본 대만의 모습은 예전과 조금 달라진 느낌이다. 물론 타이베이만 본 것이지만 일단 예전보다 깨끗해진 느낌이고 사람들의 외모나 옷차림도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오토바이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고, 한국으로 따지면 2000년 대의 모습으로 바뀐 것 같다.



10여 년 전에는 인류의 역사나 인종, 나라, 언어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대만을 오면서 인류가 어떻게 섞이고 정복하고 바뀌는지를 유심히 봤던 것 같다. 확실히 대만은 중국 본토와 느낌이 달랐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일본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많이 있었고, 그나마 한국보다 덜 강압적으로 식민 통치를 받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보다는 일본에 대한 반감이 적은 것 같았다(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식민 지배 후 대만에 남은 일본인들이 엄청 많았다고 하는데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대만 사람들의 외모는 예전부터 살던 원주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중국 사람의 외모를 하고 있는 사람, 섞인 사람 등의 분포를 보였는데 한국 사람들과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당시 나는 머리도 짧고 동남아나 중국(?) 같은 느낌도 있어서 대만 현지인들이 계속 나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그래서 더 이 나라에 친근감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중국 본토와는 달리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많고 한국과도 뭔가 모를 비슷함 때문에 어렴풋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대만을 다시 오니 좋았다. 그런데 10여 년 전 일이라 디테일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고궁박물원 입구에 들어서니 ‘내가 예전에 왔었구나.’ 기억이 떠올랐다. 신석기부터 청동기, 그리고 중국 역사의 보물들을 보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전에 왕이나 귀족들도 참 잘 살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은 돈이 많아 봐야 명품에 고급 승용차 정도지만, 예전에는 일반 서민이나 장인들의 피와 살을 깎아서 만든, 지금은 감히 만들 수도 없는 것들을 누렸으니 얼마나 더 살만한 세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딘타이펑은 북경에서도 먹어 보고 대만에서도 먹어 봤는데 그냥 괜찮은 만두 정도의 기억이 있었다. 요즘은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번에 먹은 딘타이펑의 만두들도 예전의 느낌과 비슷했다. 맛있긴 한데 엄청 맛있다 정도는 아니고 그냥 괜찮다 정도. 만두보다도, 101 타워의 엘리베이터로 얻는 몇천억의 수익보다 더 버는 만두 가게 사장이 부러웠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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