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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Jul 18. 2023

언어와 인종의 변화에 대하여

-대만 여행 3편

   

우리나라의 언어는 한자의 영향이 많다. 단어의 대부분이 한자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자를 모른다 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알고 있다(?). 한자도 많은 변화를 거쳤겠지만 어떤 발음이 고대 한자와 비슷할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중국보다 한국의 발음이 고대 한자 발음과 비슷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에 고궁박물원에서 옛 청동기에 새겨진 한자를 봤는데 정말 ‘그림’과 같이 생겼다고 느꼈다. 그림을 통해서 뜻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분명히 보이는 글자였다. 한자를 모르더라도 그 그림을 보면 대충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예전에는 한자를 쓴다는 것이 뜻을 전달하려는 기본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요즘과 같은 한자의 모양은 마치 그 모양을 인위적으로 규격화시켜 놓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초기의 한자가 귀여운 모양이라면 지금의 한자는 일부로 멋있게 쓰려고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글도 마찬가지다. 초기의 한글은 사람의 구강 모양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려진 것이라 약간 귀여운 느낌이 들지만, 한글 표준 글씨를 보면 마치 한자처럼 인위적인 글자체를 규격으로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언어는 계속 변한다. 글자도 그렇고 소리도 그렇다. 현재의 중국어도 한국어도 몇백 년 전의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언어의 변화는 좋고 나쁨이 없다. 변한다는 그것만이 중요하다. 몇백 년 후면 지금 쓰고 있는 말도 많이 변하여 알아듣기 힘들지 모른다. 그것이 한국어 계통이냐 중국어 계통이냐도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지금의 대만 사람들이 쓰는 말도 이미 몇백 년 전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말도 그렇고 사람의 생김새도 그렇다. 누가 주인이랄 것도 없이 섞이고 섞여 고유한 계통의 인종이라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존재하기 힘들다.

  

고조선이나 삼국이 한국의 뿌리라고는 하지만 그 당시 살았던 사람의 생김새와 지금의 한국 사람을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몇백 년 이후 한반도에 어떤 나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한국 사람들과 외모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대만도 이미 원주민을 포함하여 중국 사람, 일본 사람, 동남아 사람들이 섞이고 섞여 예전의 모습은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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