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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Jul 22. 2023

대만 패키지여행 4편

13년 전 비 오는 지우펀에서

13년 만에 가 본 지우펀은… - YouTube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는 지우펀이었다. 나의 기억 속 지우펀은 비 오는 산속 안개가 낀 운치가 있는 곳이었다. 산밑이 내려다보이는 찻집에서 차를 한잔 하면서 이곳에서 살고 없어졌을 인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이번에 간 지우펀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산속에 있는 야시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북적이는 인파들 사이로 지우펀에서 유명하다던 땅콩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고수도 들어가 있었는데 맛은 달달했다), 커피 쿠키를 사고, 기념품을 사서 돌아온 것이 전부였다. 사람이 워낙 많고 더웠기 때문에 돌아와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놓은 버스가 제일 좋았다. 예전에 친구와 왔던 지우펀의 느낌이 아니었지만 같은 공간의 다른 느낌을 경험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


땅콩 아이스크림을 말기 전 사진을 찍으라고 내어 주는 사장님


우리 팀은 그 후 타이베이로 돌아와서 망고 빙수를 먹었다. 한국에서도 망고 빙수는 많았기 때문에 별 기대 없이 들어가서 먹었는데 질이 달라 놀랐다. 현지 망고를 듬뿍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너무 맛있었다. 망고도 얼린 망고가 아닌 바로 자른 신선한 망고여서 부드럽고 달고 맛있었고, 우유를 넣은 빙수도 맛있었다. 다만 단체 여행이다 보니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급하게 먹느라 입이 어는 줄 알았다.


망고 빙수를 먹고 훠궈집에 갔다. 큰 빌딩 안에 있었는데 규모가 크고 고급스러웠다. 훠궈는 한 사람에 하나씩 나오고 각종 채소와 고기, 해산물이 나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마지막날 저녁이라서 그런지 돈을 좀 쓴 것 같았다. 와이프도 훠궈에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마사지를 하러 갔는데 선택 관광으로 1인당 50달러를 추가하는 상품이었다. 우리는 발마사지 1시간을 신청했는데 나는 지금까지 받은 발마사지 중에 그렇게 아프게 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나이가 좀 있으신 남자분이 하셨는데 있는 힘껏 내 발가락을 후벼 팠기 때문에 나는 1시간 동안 고통에 몸부림쳤다. 내가 고통스러워할수록 더 세게 누르는 것 같았다. 설마 발가락이 부러지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그 모든 것을 다 참았고 1시간이 3시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고통스러운 마사지를 받고 발에 아무런 탈이 없었다는 것. 보통 마사지를 받으면 근육통이 생기기도 하는데 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오히려 발이 가볍고 시원해서 좋았다. 그 집을 구글 지도에서 찾아서 리뷰를 읽어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불호가 있었다. 이래서 평점을 보고 가도 사람에 따라 만족하기도 만족하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에 자기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리라.


그렇게 2박 3일간의 대만 패키지여행 일정은 끝이 났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의 2박 3일이라면 그냥 지나갈 텐데, 아니면 개인 여행으로 2박 3일 여행을 왔다면 몇 군데 다니다가 끝이 났을 텐데 패키지여행의 장점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일정이 모두 끝이 나고 우리는 편의점에서 금문고량주와 죽엽청주를 사서 호텔에 돌아와 마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호텔에서 먹을 때는 맛있는 줄 몰랐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고량주 잔에 마시니 매우 맛있었다. 더 사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역시 술은 제 잔에 마셔야(?)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집에 와서 58도 금문고량주로 뒤풀이를


그렇게 대만 패키지여행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개인 여행도 좋지만 패키지여행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구나 느낀 여행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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