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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Aug 22. 2023

아이는 무슨 죄일까

-불안해서 결혼 하고 아이를 낳는 사람들


결혼 지옥이나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대부분의 가정 문제는 <불안>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게 무슨 말일까?     


결혼이라는 것은 <두 사람이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하고 서로 배려해 가며 같이 사는 것>이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결혼의 결실로써 <한 생명을 올바로 성장시킬 책임을 가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신이 불안하고 우울하기 때문에 결혼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결혼을 해 버리고, 아이를 책임지고 잘 키울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막연히 아이를 가지면 안정될 것 같은 느낌에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혼하기 전보다, 아이를 낳기 전보다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있는 가정의 대부분은 부부 중 한쪽 이상이 불안감이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불안감이나 우울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릴 때 본인의 부모도 똑같이 불안감이나 우울증이 있었던 경우가 많다.     


어릴 때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부모님이 매일 같이 싸워서 힘들었는데 나중에 커서 결혼을 하고 보니 자신도 부모와 똑같이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아내의 경우라면 엄마와 똑같이 불안감과 우울증이 있고, 남편과 싸우고 있고, 결혼해서 행복하기는커녕 엄마와 똑같이 지옥과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지옥과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거나 문제가 많은 것을 알았음에도 계속 아이를 낳는다는데 있다. 안정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했지만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당연히 아이는 낳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우울이나 불안감이 심한 사람들은 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아이를 낳으면 나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아이를 낳게 된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아이를 한 명 낳아서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면 거기서 그쳐야 하는데 두 명, 세 명 낳는 데 있다.  

   

아이는 무슨 죄일까? 그런 가정환경에서 아이가 제대로 성장할 리 만무하다. 결혼이 지옥 같고, 부모가 맨날 다투는데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클 수 있을까? 그리고 출연자들이 제일 놓치기 쉬운 것이 본인이 어렸을 때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힘들었다면 아이에게는 그런 환경을 주지 말아야 하는데, 본인이 보고 자랐던 가정환경을 아이에게도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릴 때 부모가 싸우는 것이 싫었다면 자신의 아이에게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는데 아이 옆에서 하루 종일 싸우고, 부모가 본인에게 애정을 주지 않아서 힘들었다면 자신의 아이만큼은 애정과 관심으로 키워야 하는데 부모와 똑같이 아이를 방치한다.


본인이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아이도 그런 가정환경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다. 아이를 제대로 키울 상태나 능력이 되지 않았는데도 자기를 낳은 부모처럼, 자신도 똑같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으려는 목적이나 욕심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것밖에 되지 않는다(그리고 그 욕심에 대한 대가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가된다). 그렇게 낳고 기른 아이는 정서적으로 올바르게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크면서 불안감이나 우울증이 생기게 되고, 그 불안이나 우울감 때문에 부모와 똑같이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되고, 힘든 결혼 생활 때문에 또 아이를 낳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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