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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03. 2018

시인의 시를 읽는 세 가지 다른 방법

잘랄루딘 루미의 시를 읽다가, 다시 묻다

시인처럼 시를 읽는 법은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근래에는 시를 종종 읽는다. 시집으로도 읽고,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려주는 시들도 읽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시는 옮겨둔다. 소리내어 다시 읽기도 하고, 바탕에 발도르프 습식수체화풍으로 그려진 그림을 깔아놓고 시를 옮겨붙이고 이미지카드로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이렇게 시를 읽는 놀이를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방식은, 붓펜 한자루 들고 삐뚤빼뚤한 내 글씨체로 직접 옮겨쓰는 것이 제일 좋더라.






눈으로 읽는 자는

그 뜻을 헤아리나


소리내어 읽을 자

그 마음 느껴지며


손으로 읽을 자는

그 의지 담아가네


읽는 법을 다시 묻다 초고




2018. 11. 3. 질문술사

읽는 법을 손으로 다시묻다


지인의 페이스북에서 루미의 시를 보고, 카드로 만들어보았다.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잘랄루딘 루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존재하리니
나는 그곳에서
당신을 만나리라.
 
영혼이 들판의 풀 위에 누우면
세상은 말을 하기엔 너무 충만하고
 
생각, 언어, '서로'라는 어휘조차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으리
 
 
“Beyond our ideas of right-doing and wrong-doing,
there is a field.
I’ll meet you there.

When the soul lies down in that grass,
the world is too full to talk about.

Ideas, language, even the phrase ‘each other’
doesn’t make sense any more.”
 
    * Jalal al-Din Rumi


매일 이렇게 좋은 시를 손으로 옮겨적고 사진 한장 찍어두며, 작은 기쁨을 누리고 나눈다. 깔끔하게 잘 쓰지 못하면 어떤가. 정성스럽게 필사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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