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봄 Feb 28. 2016

당신의 삶 속엔 '사랑'이 있습니까?

You ask me, I ask you. This is love.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첫 사랑에 빠진 이들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예전에 공부하던 중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책에서 사랑에 대한 훌륭한 통찰을 주는 글이 있어 스크랩 해 두었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 '박코치의 질문노트'를 통해 다시 공유합니다. 이 글에는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학생과 숭산 스님의 재미난 문답이 나와있습니다.



'금발의 여자가 스님에게 물었다. 내 기억으로 그 여자는 하바드대학 박사반에 재학중인 30 전후의 학생이었다.


"홭 이스 러브?(What is love?)"


숭산은 내쳐 그 여학생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었다.


"아이 아스크 유, 홭 이즈 라부?(I ask you, what is love?)"


그러니까 그 학생은 대답을 잃어버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었다.그러니까 숭산은 말하는 것이었다.


"디스 이스 라부(This is love)."


그래도 그 여학생은 뭐라 할말을 찾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 학생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동안의 숭산은 다음과 같이 말을 잇는 것이었다.


"유 아스크 미, 아이 아스크 유. 디스 이스 라부(You ask me, I ask you. This is love)."


인간에게 있어서 과연 이 이상의 언어가 있을 수 있는가? 아마 사랑철학의 도사인 예수도 이 짧은 시간에 이 짧은 몇마디 속에 이 많은 말을 하기에는 재치가 부족했을 것이다. 나는 숭산의 비범함을 직감했다. 그의 달마톡은 이미 언어를 뛰어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국경도 초월하고 있었다. 오로지 인간, 그것 뿐이었다.'


_ 원문출처 : 도올 김용옥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묻는 것이 사랑이라는 숭산의 가르침에 공감합니다. 묻는 것이 사랑이고, 서로 물을 수 있는 관계라야 연결되겠지요. 아니 '사랑이 없이 묻는 질문들'은 형식적으로, 문법적으로는 질문이되 실제로는 질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묻는 행위'를 통해 관찰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 불꽃처럼 살았던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무슨 일을 겪고 계신가요?"하고 물어보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_ 시몬 베유


사랑스런 존재들은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관심을 아니 가질 수 없도록 합니다. 질문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그의 세계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요즘 누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질문이 사라진 관계 속에서 사랑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힘을 잃을 것입니다.


당신의 삶 속엔 '사랑'이 있습니까?

그 관계 속에는 '서로를 살리는 질문'이 함께하고 있나요?



You ask me, I ask you. This is love.

2016. 2. 28. 질문술사 


매거진의 이전글 작심삼일 후 마주할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