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가 쓴 시는 왜 이처럼 詩詩한가?
'1/4. #부끄러운_고백'
고백
그대가 홀로 울고 있을 때
일하느라 바쁘다고 밖에 있었소
당신이 외로움에 몸부림칠 때
중요한 모임 있다고 나돌아 다녔지
그대가 쓸쓸함에 속상해할 때
시답잖은 시 쓴다고 우쭐거렸네
당신이 투닥거리며 애들과 다툴 때
밥값 한다고 유세 떨며 돈 벌러 다녔소
어느 날부턴가
밥값도 못하고 자존심 구기고
사랑도 못하고 괴로워하고
글도 못쓰는 요즘 나는 말이오
부끄러워 사라지고 싶다네
'2/4. #뻔뻔한_고백'
솔직한 거짓말
시는 사실의 기억이 아니라
비루하게 솔직한 기록이지요
과장스럽게 표현하기도 하고
문장을 다듬어 꾸미는 짓도 하지만
거짓 섞인 참말이라요
심장으로 쓰고 손끝으로 다듬어
속마음 담아서
부끄럽게 고백하네요
'3/4. #진솔한_고백 '
[시인]합니다
시는 진솔한 고백입니다
거짓말 같은 진심이 담긴
사실만으로 전할 수 없는
시는 경계를 허문답니다
내 마음을 쓰는 것인지
당신 마음을 쓰는 건지
알쏭달쏭 헷갈립니다
시는 연약한 속마음입니다
그래서 부끄럽나 봅니다
그리고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또 쓰고 있습니다
고백할 죄가 아직도
수만 가지나 남아있다고
고백하며 [시인]합니다
'4/4. #비루한_고백'
시인의식
詩人意識
市民意識 부족한 小心人이라
집회가 열리는 날엔 그냥 그런가 지나쳤다
모여서 외친다고 뭐가 바뀌나 冷笑에 물들었다
길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그들의 뜨거움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난 차갑디 차가웠다
意識있는 詩人되긴 글렀으니
내 詩詩한 詩도 차갑고 쓸쓸한가 보다
詩人이 품어야 할 마음가짐은 뭘까?
市民意識도 부족한데 詩人의식도 흐릿하다
時代精神 반영하는 위대한 詩人은 못해도
正身챙기고 사는 心心한 詩人이 되고는 싶다
(덧붙임) 훌륭한 한글 대신 한자로 소심한 마음 표현하여 송구합니다.
: 시민의식(市民意識) / 소심인(小心人) / 냉소(冷笑) / 의식(意識) / 시인(詩人) /시대정신(時代精神) / 정신(正身)
2020. 5. 11.
질문술사 시인박씨
문득 비루한 시인됨을 [시인]하고 싶어
4편의 [고백]시를 끄적여두었다
Q. 내가 쓴 시(詩)는 왜 이처럼 비루하고 시시한가?
詩足 : 나는 그저 [고백]을 하는 [시인]일뿐인가?
확실히 내겐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 같긴 하다. 내 시에는 대의도 없고, 시대정신도 빠져있다. 대학생 때 선배들 따라 시위에 참여도 해보고, 집시법 위반으로 재판도 받아 벌금을 내 본적도 있다. 그때 좋은 기억이 없어서인지, 세월호 때도, 박근혜 탄핵 집회 때에도 시위 현장엔 나가보지 않은 보수적인(?) 중년 아재가 되었다. 대중운동을 맹신자들의 광기라며 비난하는 에릭 호퍼의 철학에 더 끌리기도 했고.
본디 나는 시민의식 일깨우는 김수영 시인 같은 분들의 뜨거운 시 보단, 하늘과 바람과 별을 바라보며 부끄러움 노래하던 윤동주 시인이나 막걸리 한잔에 행복해하던 천상병 시인, 그리고 최근엔 풀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나태주 시인 같은 분들의 시에 더 끌린다. 나의 시인의식을 살펴보다가 끄적여보고 있다.
깬 시민 까진 모르겠고, 정신(正身:바른 몸)과 머리는 좀 챙기며 사는 시인이 되고 싶긴 하다.
#시인박씨 #부끄러운_고백 #뻔뻔한_고백 #진솔한_고백 #비루한_고백 #시인의식 #오늘도_빌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