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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흙의 가슴

꽃과 같은 당신과 함께 살아갈 자격을 다시 묻다

by 삼봄
우연히 읽은 글귀입니다.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길 기다려라'는 말이 마음에 박혔습니다.



흙의 가슴



오늘도 조급한 마음

다그치는 말로

당신을 아프게 했어요



왜 피어나질 못하냐고

언제 자랄 것이냐고

다그치며 말했지요



차가운 머리로 떠들고 나서

후회하고 미안하고

그저 부끄러워집니다



따뜻한 가슴 내어주지 못하는

냉정한 마음으로는

시도 쓰지 못하죠



돌아가야겠어요 흙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 후

다시 돌아와



당신을 위한 시를

흙의 가슴으로

다시 쓰고 싶어요




2020. 9. 14

질문술사 시인박씨


흙의 가슴 (초고를 조금 고쳐서 다시 쓰다)
삼봄씨가 다시 써 본 흙의 가슴
'흙의 가슴으로 따뜻해지길 기다려라'는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검색해보니 정호승 시인의 '꽃을 보려면'이라는 시에 나온 문장이더군요. 제 시가 보잘것없는 것은, 머리로 시를 끄적이기 때문이겠지요. 여전히 따뜻한 마음으로, 흙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지 못해서가 아닐까... 또 작아지려는 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아직 피어나질 못했다면, 더 기다려야겠지요.

당신과 내 마음속에서 아직 피어나지 못하는 꽃을 긴 기다림 후에라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꽃을 보려면>... 옮겨 적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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