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單詩 한 글자 : 나 그리고 너
'나와 너는 우리 세계에서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더욱이 나는
너와의 관계에 의해서만
비로소 존재하기 때문이다.'
_ 마르틴 부버 <인간의 문제>
ㄴㅏ
오늘 아침의 ㄴㅏ는 외롭단다
너를 만나기 전까진
ㄴㅏ를 느낄 수 없단다
어젯밤에도 나는 괴로웠단다
ㄴㅐ 아픔에 함께 울어주는
너를 만나지 못해 더욱
너의 슬픔에 울지도 못하고
해야 할 일거리들에 파묻혀 사는
ㄴㅐ가 부끄러워서
여전히 ㄴㅏ는 미숙하고 불완전하다
너와 연결되기 전까지 또다시
그래서 ㄴㅏ는 기다린단다
지금 여기에서 너를
지금 거기에선 너를
2021. 5. 6.
오늘의 한 글자는 'ㄴㅏ'
그런데 나만 쓰면 외로우니
결국 너를 담은
삼봄씨 이야기
삼봄씨 목소리에 담아둔 'ㄴㅏ' 녹음 파일도 첨부해 둡니다.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너는 누구인가?
_ 박영준 <다시, 묻다>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