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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May 08. 2021

一單詩 한 글자 : 책(冊)

책은 읽는 것이 아니다. 행간에 머무르고 거주하는 것이다. _ 발터 반야민

https://brunch.co.kr/@sambom/347








종종 책을 읽는다

늘 눈에 띄는 곳에 책을 쌓아두고 살아왔다

불안에 먹힐 듯 두려운 순간마다

책은 빛났고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수단이었다


가끔 책을 듣는다

눈으로 빠르게 읽는 게 아니라

소리 내어 느리게 읽는단 소리다

볼 때와 다르게 작가의 울림이 느껴지곤 해서

요즘엔 녹음기를 켜놓고 읽고 다시 들어보곤 한다

그동안 너무 빠르게 읽고 빠르게 잊어버리는 독서를

성질 급한 독서를 해 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어쩌다 책을 썼다

질문하는 법을 주제로 한 실용서 한 권과

어른됨을 다시 묻다가 끄적인 시집 한 권을 썼다

작가가 되고 시인이 되면 좋겠다는 꿈은

실제 이루고 나서는 더 이상 기쁘지 않게 되었다

책이 나올 때까지 글쓰기의 쓴 맛을 봐서 그렇다

쓴 맛도 중독성이 있는 것인지 또 책을 쓰겠다고

펜을 드는 이 대책 없는 친구를 어쩌면 좋을꼬.




2021. 5. 8.

책 읽기를 놓지 못하고 있는

삼봄씨 이야기

http://podbbang.com/ch/1778522?e=24038569


책을.... 1.산다......... 2.읽다......... 3.산다.....

구입하려고 마음먹은 책 중에 실제로 일부만 산다. 사놓고 쌓아둔 책 중에 극히 일부만 끝까지 읽는다. 그렇게 읽은 글 중에서 참말 일부만 내 삶 속에 스며든다. 사는 것(Buy)과 사는 것(Live) 사이의 간극은 참으로 멀다.

그러니 책을 쓰는 일은 어쩌면 참 허망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독자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글을 쓰겠다는 것은 작가의 욕망일 뿐이다. 독한(혹은 착한) 독자를 만나기 전까지 그런 스며듬에 이르기 힘들 것이다.

2020년에 구입한 책들, 그중에서 끝까지 읽은 책들, 그 일부가 내 삶으로 스며들었고, 대부분은 그냥 흘러가버렸다. 올해에는 새로운 책을 사기보단, 이미 읽었던 책, 쌓아둔 책 중에 몇 권만 선택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으려고 한다. 젊을 때(?)야 다독이 좋다지만, 이제는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소화하기 어렵다. 일 년에 한 권의 책만 읽고 제대로 소화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적게 읽기는 어렵겠고, 앞으로는 한 달에 한 권정도만 읽어가야겠다.

작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깊이 스며든 다섯 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 권재원 선생님의 <교육 그 자체>
- 이창준 대표님의 <리더십, 문을 열다>
- 유영만 교수님의 <책 쓰기는 애쓰기다>
- 나태주 시인님의 <너와 함께하면 인생도 여행이다>
- 정강욱&이연임의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
- 그나저나 내 시집에 담은 글은 누구의 삶에 스며들었을까 궁금하긴 하다.

(위 20권 중 절반 이상의 저자들은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눠본 분들이다. 점점 지인들의 책만 읽는 것인지, 지인들 중 책을 내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인지, 그분들의 책을 읽고 나서 지인이 되는 것인지 헷갈리긴 하다.)

올해는 책을 '사는 것(Buy)' 보다는 '삶(Live)'이 되는 책 읽기에 좀 더 머물러야겠다.
좀 더 느리게 책을 읽기 위해서, 책 낭독을 하다가 팟케스트(팟빵)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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