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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Mar 03. 2022

봄날, 아침의 승리

김선우 시인의 <가까운 아침>과 정현종 시인의 <아침>을 낭송해 보냅니다


날마다 그 어떤 찌꺼기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싶다. 삶이 촛불이라면 바닥까지 뿌지직뿌지직 소리를 내면서 타는 도막 촛불이고 싶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는 사람으로 세상에 오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그렇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인생이고 날마다가 또 첫날이며 마지막 날의 삶이다.

_ 나태주 산문집 <봄이다, 살아보자> p270, ‘날마다 첫날이고 마지막이다’ 중에서…
윈모닝! 봄날 아침입니다!

  매일 아침, 새날이 시작됩니다. 나태주 시인의 표현에 따르면 마지막 날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하루라는 귀한 선물을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맞이하시는지 궁금해집니다. 매일 반복되는 그렇고 그런 아침이 아니라, 가장 좋은 아침 시간을 스스로에게 기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선물하며 시작하고 있으신지요? 아니면 밤늦게까지 일하다 피곤에 절은 몸을, 아직 회복되지 못한 채로 허겁지겁 직장을 향해 출근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별다른 의도도 희망도 없이 살고 계신 것은 아닌지 걱정스레 궁금해집니다.



소박한 삼봄씨와 대박날 친구 (-_- 형님? 반말하고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어제 밤에 좋아하고 깊게 사귀고 싶은 벗에게 좋아하는 시(詩)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날 필사본과 낭송본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요청드렸지요. 고맙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알려왔습니다. 시 한 편 선물해 주고 싶다고 말한 것은 난데, 시 한 편 선물로 먼저 받았습니다.


너는 날개 없이 내게로 뛰어는다

너의 비상의 방식으로
나는 너를 받는다 온몸으로

날아왔다고 할 수밖에 없는
가고 싶은 거리
뛰어들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알몸의 무게

오늘의
태양

하루라는
짐승


_ 김선우 <가까운 아침>


 김선우 시인의 선물 같은 시 <가까운 아침>을 필사하고 낭송한 후,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현종 시인의 <아침>이라는 시로 화답합니다.

아침에는 
운명 같은  없다
있는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는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없다.


_ 정현종 <아침>


당신에게 오늘 하루는 어떤 의미입니까?
특히 아침을 어떻게 맞이하고 계신지요?


 삼봄에게 오늘 하루란 늘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이자 선물입니다. 부디 제가 그 귀한 선물을 내팽개치는 어리석고 못난 인간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매일 새벽 고마운 마음 잊지 말자며 이렇게 귀한 시들을 옮겨적고 낭송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늘 새롭게 오늘 하루를 맞이하고, 제 자신을 일깨우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김선우 시인에게 아침이란 오늘의 태양, 하루라는 짐승에게 기꺼이 날개도 없이 뛰어들고, 온몸으로 다가서는 시간이며, 정현종 시인에겐 운명조차 거부할 수 있는 하루를 여는 시간입니다. 시인 삼봄에겐 매일매일, 하루하루 가장 먼저 나 자신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물하는 시간입니다. 당신에게 오늘 하루를 맞이하는 아침 시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활동으로 하루의 삶을 일깨우고 열어가느지 궁금해집니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승리의 기쁨(Win Morning)을 선물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삶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 삼봄詩정원 팟빵 방송에서 낭송본으로 듣기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8522/episodes/2429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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