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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Jan 22. 2023

퇴사자 면담을 위한 10가지 질문

EXIT interview Questions


Dean Carter
“My first question is not ‘Why did you leave?’
I ask ‘Why did you join? What compelled you to come to Patagonia, to leave your other job, or your family, or whatever it was? After that it’s, ‘Did we do that?’ ‘What was the experience we delivered for you?’ ‘Where was the difference in that?’”



파타고니아의 부회장이 직접 진행하는 퇴사자 인터뷰 질문이 인상 깊었다. 퇴직 사유를 묻기보다는 회사에 입사한 이유와 회사에서의 경험을 섬세하게 살피는 그의 접근이 좋았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직원들도 그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나면, 퇴직 의사를 철회하고 다시 직장 내에서 새롭게 도전을 이어갔다는 미담은 과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9032215157754659


그 이야기를 접한 후 리더들에게 퇴직 프로세스를 개선해 보자는 권유를 참 많이 했다.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조직을 떠나려 하는 이들과 공식 비공식 면담을 수차례 진행해 보았다. 이런 면담을 진행하고 나면, 더 좋은 일터를 만들어갈 교훈도 많이 얻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게 읽힌다. 물론 부정적 경험을 듣다 보면 역전이가 잃어나서 꽤 오랜 시간 힘겨운 상태에 빠지곤 한다.



새해 들어서 퇴사자 질문을 좀 더 보강해, 몇 분을 만나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 그 기록을 남기고 다시 읽어보고 있다. 일터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꽤 높은 수준의 기대를 품고 있다. 그 기대에 모두 부응하는 조직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조직을 일구기 위해 조직을 떠나지 않고, 혁신가로 살아가는 리더들의 책임감과 노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남겨두고 싶은 밤이다.



2023. 1. 21.

질문술사 삼봄


파타고니아의 퇴직자 면담 질문에 몇가지 질문을 더해 보았습니다.

< EXIT interview Questions> 퇴사자 면담을 위한 10가지 질문 

Q1. 왜 우리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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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당신이 회사에서 경험하길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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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회사가 당신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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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그동안 우리가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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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회사에서 경험한 일을 통해 향상된 전문성과 역량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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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당신이 온 이후로 회사의 어떤 것이 개선되고 향상되었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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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회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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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상사와의 관계는 어땠나요? (또는 회사 내에 특별히 불편한 관계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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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당신이 담당했던 일을 대신할 사람을 찾을 때 어떠한 역량과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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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끝으로 회사와 남아있는 구성원들을 위해 남기고 싶은 제안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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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임

퇴사자가 아니라 재직자 -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퇴사자가 되기 전에 위와 같은 질문들을 나눌 수 있는 조직이 되고, 리더 그룹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없고, 해야 할 일을 뒤늦게 하려는 이들의 어리석음을 비꼬는 표현으로 종종 쓰인다. 그런데 당신이 소 한마리가 아니라, 수십~ 수백마리의 소를 기르는 농장주라면, 외양간을 고치려는 노력이 결코 무가치하지 않으리라.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하고, 또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러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해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이들의 시도를 결코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함께 손을 걷어붙여 외양간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려는 협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소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에게 외양간을 고쳐나갈 책임이 있다. 소가 떠나가는 일에, 외양간을 고치는 일에 협력하기 싫은 사람이 떠나야지, 떠나간 소를 비난하거나, 누가 소를 떠나가게 만들었느냐, 누가 울타리 점검과 개보수를 하지 않았느냐는 논쟁에 집중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비유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떠나간 자는 소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가둬두는 울타리가 아니라, 안전하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초원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우리가 가꾸는 울타리 안을 보다 건강하게 가꾼다면, 집나간 소가 친구를 데리고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며, 울타리 안에 살고 있는 소들이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도 불러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울타리를 고치고, 울타리 안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는 조용한 실천가들에게 더 힘을 실어줄 수 있길 바란다. 우리를 비웃고 비난하는 자들이 아니라 외양간을 고치려는 이들에게 집중할 때,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여정에 임하려 떠나는 소도 기꺼운 마음으로 환송할 수 있고,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는 소를 환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 그런데 나는 몽상가라, 여전히 울타리가 필요없는 세상을 꿈꾸곤 한다. 그리고 종종 소를 만나면 울타리를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소들이 되도록 도울 때도 있다. 나 같은 이를 울타리를 고치는 이들 곁에서 조금 떨어뜨려 놓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는 있으리라. 여전히 지금 시기는 울타리 안을 풍요롭게 가꾸는 분들의 도전을 지원할 때라 믿는다.)
+ 덧붙임 2

HR 직무를 담당하는 동료가 흔들리는 직원과 만나 EXIT Interview를 진행해봤다고 알려왔다. 퇴사가 확정되기 전 예방적 차원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인터뷰 전에 오리엔테이션을 좀 해 드릴까했는데, 시간이 어긋나서 하지 못하고, 경험한 후에 간단한 회고 모임을 가졌다. 경험을 통해서 느끼고 배운점들을 공유하고, 남은 의문들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내가 디자인한 질문들을 활용해 누군가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는 것에 뿌듯함이 올라오기도 했고. 인터뷰 전/중/후에 해야 할 필수적인 일들도 함께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질문 디자인 훈련 과정에서 참가한 이들에게, 질문은 좋은 답을 이끌어내기 위함 이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했다. 어떤 질문은 서로의 세계가 만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곤 한다. 또 어떤 질문은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곤한다.

나는 여전히 우리가 함께 머문 질문이 더 깊은 연결의 도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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