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211213 ||| 내일엔 사랑이 없다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
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
저녁빛이 마음의 내벽
사방에 펼쳐지는 사이
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
과연 우리는 점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
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
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
닳고 해져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다고
발이 발을 뒤틀어버리는 순간까지
우리는 그것으로 살자
밤새도록 몸에서 운이 다 빠져나가도록
자는 일에 육체를 잠시 맡겨두더라도
우리 매일 꽃이 필 때처럼 호된 아침을 맞자
_ 이병률 <이 넉넉한 쓸쓸함>
오늘도 사랑을 향해 움직였는가?
아직 오늘로 오지도 못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선
사랑할 수 없다.
우리는 오직 지금 여기
살아있는 이 세상에서만
사랑할 수 있다.
새해가 되어 만나자는
덧없는 약속에 속지 말자.
꼭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미루지 말고 만나고
목소리 진정 듣고 싶다면
오늘이 떠나기 전
지금 바로 연락하라.
_ 삼봄詩作 <내일엔 사랑이 없다>
어제는 잊혀진 약속이고
내일은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다
다만 약속이 있다면 오늘
오늘의 약속은 사랑.
_ 나태주 <약속>
||| 오늘의 작고 보잘 것 없는 실천이라도
내일의 달콤한 약속보다 귀하다.
오늘도 부끄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