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231231 ||| 가난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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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인간
그대, 가난도 하여라.
빈곤한 마음을 가리려
탐욕을 희망이라 부르고
무지를 남의 지식 조각으로 가려두고
잘난 척 스스로를 포장하여도
가면으로 가난이 가려지지 않으니
그대, 서툴기도 하여라.
사랑하는 마음 들킬까 두려워
일부로 거리를 두고 멀어지려 하며
거친 말과 행동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벽을 쌓고 또 쌓아 그 뒤에 숨으려 해도
가면으로 사랑이 숨겨질 수 없으니
서툴고 가난하여 슬픈 친구들 모두에게
축복 가득한 삶 있으라!
_ 삼봄詩作 <가난한 인간>
여전히 가난한 마음에서 허우적거리는 시인 삼봄이 가난하고 서툴고 슬픔에 빠진 사랑하는 친구를 그리워하며 끄적여두다. 브런치에 올린 가난한 글도 쌓이고 쌓이니 어느덧 500편이 되었다. 못난 벗의 글에 함께 머물러 주시고 격려해주고 있는 삼봄씨의 친구 - 당신 덕분이다.
||| 2023년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 새벽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이고, 2023이라는 숫자가 붙은 한 해가 끝나는 날이다. 밀린 빨래를 하고, 지저분해진 집안을 정리하고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배가 고파지면 밥을 먹고, 딸들과도 티격태격 대화를 나눌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날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일 수도 있고. 그 빈 자리는 삶과 사랑과 온기로 채워나가면 될 일이다. 아니다. 그 텅 빈 자리를 그대로 두고 고요하게 바라보는 것도 좋으리라.
일상의 하루에 우리는 한 해의 마지막 날, 혹은 새로은 해가 시작되는 날이라 이름 붙이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호들갑이라 이름 붙이고 폄하하고 비아냥거릴 의도는 아니다. 이런 이름 붙이기, 의미 부여하기 놀이를 통해서 반복되기에 지루해지기 쉬운 하루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삶의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벗들 모두에게 축복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