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2020-02월호 커버스토리
고려의 장인들은 12세기경 태토와 유약의 철 함량을 조절하는 등 무수히 많은 시도 끝에 물총새의 깃털처럼 맑고 푸른 녹청색을 띠는 고려만의 비색(翡色)을 만들었다. 이는 청자의 원류인 송나라조차 감탄케 했다.
15세기 초에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며, 사치나 장식을 절제하면서도 준수한 형태와 순백색의 바탕을 지향하는 백자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절제된 조형과 색이 역설적이게도 무한한 상상력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국의 도자기는 그야말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력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순백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그 안에 신비한 문양과 오묘한 색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