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오해의 애매한 간격
물론 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과 아마 평생 완벽이라는 단어로는 귀결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사실 거의 포기하고,) 따라서 남들 역시 지구가 끝장나는 날까지 모순 덩어리임이 당연하며, 그럼에도 우린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인정케 되는 그 과정이 절실하다.
요는 나도 부족하니 남도 부족하다는 거다. 사랑은 모자람을 덮어주는데서 시작하며 또 그것으로 완성된다.
그럼 모든 실수와 모든 잘못에 너그러울 수 있는가? 그건 또 아니다. 마치 기준 자체를 없애버리자는 것으로 문맥을 오해해선 곤란하다. 사람이 사는데 어떻게 아무런 판단 없이 살 수 있는가? 그건 미친 짓이다. 지성을 낭비하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고. 우리 삶에서 얼마나 귀중한 것들이 자주 버림받고 사라져버리는가. 민주주의는 그런 의미에서 결코 '정답'이나 '완성품'이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의 세상에서 싸운다. 그게 사람이 사는 방법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든 사람의 기준을 하나로 맞출 수도 없다는 것은 현실감각이 있는 사람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므로.
요는 사랑할 때와 갈라설 때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겐 저마다 싸워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이제부터가 사람을 유치하게 만든다. 편을 짓는 거다. 이 무리의식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 또 위협감을 주기도 하면서 사람의 삶을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만든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그 가치관을 엉키게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을 벌거벗게 만든다. 극단적인 지지자들과 동시에 극단적인 반대자들을 만나게 될 수록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 삶을 살게 된다. 물론 흐물거리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일지도.
요는 부족한 인간은 스스로의 부족함 탓에 타인을 사랑하며, 그리고 사랑이 서로를 끌어당겨 공동체를 형성하고, 동시에 남을 밀어내고 배척하는 울타리를 세운다는 것이다.
인간, 한 없이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 모순과 신념이 뒤섞여 스스로의 방향을 모르고 달려가는 존재. 당신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