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에 공감하는 시대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2,000을 돌파했습니다!'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했습니다!'
브런치 알림에 오류가 난 줄 알았다. '연봉 7천 대기업 6년 차, 퇴사합니다'라는 회고록을 쓴 지 하루 만에 조회수가 30,000회에 달했다. 난생 처음 보는 숫자에 얼떨떨했다.
브런치에서는 글을 포스팅하면 유입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기타'라는 항목이 눈에 띄어 여기저기 확인해 보다가 더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 홈페이지 메인과 브런치스토리 메인에 내 글이 인기글로 노출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감개무량하다. 한 편으로는 '퇴사에 이렇게나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정성껏 댓글로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구독해 주시는 분들까지.
언젠가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 분들부터, 앞으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이미 걸어가고 있는 분들까지, 다양한 분들의 관심을 짧은 시간 안에 많이 받게 됐다. 그러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만의 호흡으로 앞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을 많이 적어보고자 한다.
"퇴사하면 몇 시에 일어날 거예요?"
퇴사하기 전에 가장 많이 듣던 질문이다. 매일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뜨는 직장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질문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아침 7시면 눈을 뜬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전에 느끼던 아침의 무기력감과 피곤함이 없어졌다. 하루의 일정을 온전히 내가 계획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들이 펼쳐질 아침의 공기는 전혀 무겁지 않다.
그날의 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7시면 일어나서 뉴스를 보고 글을 쓰고, 아침을 먹고 운동에 간다. 오후에는 좋아하는 공간들을 찾아가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인스타그램 계정(@samdori_archive)과 블로그(SAMDORI)에 포스팅을 한다. 보고 싶어서 사뒀던 책들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하고, 최근에는 커피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 모임에도 가입했다. 잠들기 전에는 내일 일정을 간략하게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퇴사하고도 여전히 하루가 바쁘다. 그러나 내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채워가는 '쉼'과 같은 일상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힘들지 않고 재밌게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수익이 창출되는 활동은 없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런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돌아보고 온전한 나의 취향으로 채워가는 하루하루들이 필요했다.
누가 알겠는가, 새로운 경험을 지속하다 보면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들이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여전히 머릿속에 계획으로 자리하는 재미있는 것들이 꿈틀대고 있다. 하나하나 행동으로 만들어가고 직접 경험해 보면서, 앞으로의 명확한 방향성을 찾아가고자 한다.
다시 직장인이 될 수도, 프리랜서가 될 수도, 요즘 흔히들 말하는 N잡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리 정해두진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의 경험 속에 또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있을 테고, 그 때 하고 싶은 일들로 일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브런치에도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