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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도리 Jun 02. 2024

매일 청소를 합니다

삶의 환경이 중요한 이유


퇴사를 하고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이 있다. 바로 주변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너저분한 이불을 그냥 두지 않는다.


아직은 초여름이라 아침 공기가 제법 선선하다.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걷고 창문을 열 때, 방 안을 서서히 채우는 신선한 공기의 흐름이 좋다.


살균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 스프레이를 칙 칙 몇 번 뿌리고는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이불을 활짝 펼쳐서 밤새 쌓인 주름들을 시원하게 털어낸다.




많은 책들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를 정리하는 루틴을 추천한다. 매일 아침에 경험하는 작은 성취감들이 쌓여서 삶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성취감'이라고 표현하니 조금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금 더 직관적으로 소회를 밝히자면 그냥 기분이 좋다.


나갈 채비를 하든, 오전을 집에서 보내든, 잘 정돈된 자리를 보면 기분이 편안해지고 맑아진다. 괜히 책상에 앉아있는 내 자세를 바로잡기도 한다.


분명한 사실은 눈에 들어오는 환경들이 나의 태도와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퇴사를 하게 되면 요일 감각이 급속도로 무뎌진다. 오늘이 월요일인지 수요일인지, 심지어는 주말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의 '주말 알람'이 되어주는 루틴이 있다.


토요일이 되면 화장실 청소를 한다. 요즘은 편리하고 좋은 제품들이 많아서 물을 한번 촤악 끼얹어주고는 뿌리는 락스를 구석구석 뿌려주고 30분만 기다리면 청소가 끝난다.


물론 이렇게 편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청소는 늘 하기가 싫다. 학창 시절만 떠올리더라도 화장실 청소는 기피대상 1순위가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토요일마다 청소를 하는 이유는 이후에 느끼는 쾌적함 때문이다.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환기를 시킬 때 느껴지는 주말 아침의 산뜻함이 참 좋다.


청소기까지 돌리고 난 뒤 마시는 커피 한 잔이 그렇게 달콤하고 기분 좋을 수가 없다.


이렇듯 청소 '이후에' 느끼는 감정들에 좀 더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삶의 건강한 습관 중 하나가 되었다.


오늘은 일요일. 청소기를 한바탕 돌리고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잘 정돈된 집을 보면 나의 하루도 잘 채워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삶의 환경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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