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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도리 Jul 21. 2024

우리는 왜 불안할까?

불안하다면 해야 할 것들


퇴사를 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불안하지 않아?"


당연히 불안하다. 지금이야 퇴사 후 어느 정도 틀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 불안의 강도가 낮아졌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과 불안을 품고 지내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다면 만약, 퇴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불안하지 않았을까? 질문을 보낸 이들에게 되묻고 싶다.


"회사를 다니는 지금은 불안하지 않으세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불안하다. 촉박합 업무 데드라인으로 불안하고,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 불안하고, 회사를 평생 다닐 수는 없는데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니 불안하다.


말하고 싶은 요지는,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인간은 필연적으로 불안한 존재라는 것이다. TV와 SNS에서 행복해 보이는 연예인들, 인플루언서들, 재계 1,2순위를 다투는 성공한 사람들은 불안하지 않을까?


그들 모두 각자의 불안함이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빙하를 보고 '빙산의 일각'이라고 일컫는 것처럼, 빛나는 그들의 모습 또한 빙산의 일각이다. 수면 아래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각자의 걱정과 고민들이 숨겨져 있다.




우리는 왜 불안할까?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생존'을 위해, 주변의 위험 요소들에 대해 끊임없이 레이더를 돌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인지하여 스스로를 지키려는 생체의 알고리즘 같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때로는 이런 '생체 알고리즘'으로 인해 우리는 삶의 피로를 호소한다. 쉼 없이 돌아가는 노트북이 뜨겁게 과열되는 것처럼, 마치 전원 버튼이 없는 '불안 컴퓨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내 의지대로 끌 수 없는 시스템이라면 서서히 달아올라 터지기만을 초연하게 기다리는 것이 정답일까?

노트북에는 열을 식혀주는 냉각팬이 있다. 우리의 불안 컴퓨터에도 열을 식혀줄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은 분명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차분히 명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의 계획을 더 세밀하게 세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육체적인 활동으로 생각을 분산시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일단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집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중의적인 표현인데, 직관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1. 직관적 의미 : 몸을 집 밖으로 꺼내서 주변을 환기시킨다.

- 자취방에서 혼자 생각에 잠겨있다 보면 주변이 무거운 공기로 쫙 깔리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주변이 확 트인 밖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물론 지금은 여름이라 신선한 느낌이 덜하겠지만) 평온하게 흘러가는 주변을 바라본다.


사방이 막혀있는 집에서는 시선이 짧게 닿기 마련인데, 야외에서는 멀리 보이는 빌딩과 자연을 바라보며 시선과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다. 분명 밖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불안한 마음이 잠잠해지고, 보다 합리적인 생각들이 피어오를 것이다.


2. 함축적 의미 :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집 밖에서 직접 체험한다.

- 어떤 계획과 고민, 걱정을 가지고 있든 답을 알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은 딱 하나다.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다. 불안함은 경험해보지 않고 생각에 머물러있는 것들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과감하게 눈덩이를 격파하고 이제는 실행에 옮겨볼 차례다.


물론 새로움에 도전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불안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으로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불어나는 불안의 눈덩이들을 격파하고 시도해 봐야만 우리가 꿈꾸는 이상에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다. 불안의 파편들을 잘게 쪼개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불안의 강도는 낮아지고 나의 역치는 높아질 것이다.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불안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부딪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불안하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감정에 휩싸여 발이 묶여버릴 뿐이다.


감정과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정면 돌파하는 과감한 실행을 이어나간다면 조금씩 만족스러운 삶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불안하다. 절대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니며 당연한 과정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의 선택을 되돌린다면 나는 불안하지 않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고 과거에 매여있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불안하다면 지금 당장 집 밖으로 나가보자.

어디든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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