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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초봄을 기다리며…”

천연 msg가 들어 있는 토마토 통째 먹기

by 삶은콩깍지


초봄을 기다리며…


토마토 때문에 봄을 기다리고 있다. 토마토 중에서도 대저토마토는 초봄부터 봄까지만 나오는데 그 맛이 정말 끝내준다. 단짠 조합이 절묘하고 껍질째 씻어 입안에 톡 털어 넣으면 계속 주섬주섬 먹게 된다. 애매한 날씨에 그때가 기다려지는 건 그 때문이다.

어릴 적 토마토와 추억이 좋지 않다. 토마토만 먹으면 입 주변이 근질근질해서 싫어하는 채소 중에 하나였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들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고 하여(토마토가 몸에 좋아 병원 가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이야기) 먹어보려고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설탕을 뿌려 먹으면 맛있지만 영양소를 파괴한다고 해서 허락받지 못했고 그 후 맛있게 먹어보려고 제법 애를 쓰기도 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토마토 고르기



안 좋은 걸 보고 나면 …

진열된 토마토를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좋은 걸 골라보려고 뒤적여 보지만 이게 저거 같아서 어느 날부터는 손에 잡히는 대로 사 온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봉지를 열어 토마토를 꺼냈을 때 슬쩍 보기에도 쭈글쭈글한 표면에 물컹하게 잡히는 토마토는 가볍게 들어 올려졌다. 아, 이건 아니구나.

토마토는 일단 단단하고 들어 올렸을 때 묵직함이 있어야 한다. 꼭지가 싱싱해야 하는 건 당연. 색은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빨간 것만 옳은 걸까?

토마토는 살 때부터 빨갛거나 사고 나서 빨갛게 익혀 먹거나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여성 주먹 크기 정도인 완숙토마토, 한입 크기에 동그란 방울토마토, 약간 길쭉하지만 작은 대추토마토는 완전히 익힌 빨간 게 좋다. 물론 요즘은 다양한 색으로 방울토마토 나와서 빨간색이 정석은 아니지만 이 토마토들은 완전히 익힌 것을 파는 것이므로 본연의 색이 선명한 것이 좋다.

반면 크기가 조금 들쑥 날쑥한 찰 토마토, 탁구공보다 조금 작은 대저토마토는 덜 익은 것을 수확해 판매하기 때문에 초록색인 경우가 많다. 다 익어 빨갛게 된 후에는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 딱딱해 보이는 초록색 일 때 사는 것이 좋다. 익어가면서 색이 변하는데 나는 완전히 익은 것보다 살짝 중간 일 때 더 맛있었다. 특히 이때 대저토마토는 아직은 초록빛을 띠는 빨간색에 사뭇 어설퍼 보이지만 오히려 살짝 나는 풋내가 단맛을 확장시켜 줘서 단짠 맛이 배가 된다. 물론 각자 취향 이므로 먹어보면서 언제가 내 입에 맞는지 찾아보자.




토마토 보관


실온 vs 냉장고

실온에서 보관하면 좋다. 먹을 만큼만큼 사와 2-3일 내에 먹을 거라면 괜찮다. 물론 아주 더운 날씨 거나 보관장소의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밖에 있으면 조금씩 익기 때문에 완전히 익은걸 샀다면 무를 수 있다. 생각보다 먹는 속도가 느려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냉장고도 좋다. 익는 속도는 조금 늦출 수 있어 좋긴 하지만 마르는 건 어쩔 수 없다. 꼭지가 비쩍 말라 틀어지기 전에 먹자. 냉장고에 보관할 때 조금이라도 적게 마르려면 박스채 넣거나 자리를 효율적으로 쓸 참이면 에코백에 넣어 보관하는 것도 괜찮다. 면이 습기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해줘서 조금 천천히 마른다.



일단 익혀서 보관

토마토는 생으로 먹는 것도 맛있지만 익히면 더 맛있다. 자체적으로 msg가 있어서 (msg=감칠맛) 익혔을 때 더 잘 느껴진다. 게다가 익히면 토마토속 영양가의 흡수율도 높아진다.

껍질이 싫으면 살짝 벗겨내도 좋지만 그냥 끓여도 크게 이질감은 없다. 깨끗하게 씻어 숭덩숭덩 잘라 냄비에 넣자. 아무것도 넣지 않고 자작하게 끓이면 토마토퓌레가 된다. 이걸 바탕으로 단맛을 첨가하면 케첩이 되고 소금이나 좋아하는 향신료를 넣으면 토마토소스가 된다. 베이스를 만들어 놓으면 요리할 때 단계가 줄어들고 보관기간도 조금 더 늘어난다.




토마토 응용



즉석 토마토 덧밥

토마토를 볶아 밥과 함께 먹으면 엄청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숭덩숭덩 내 멋대로 자른 토마토가 사랑스럽게 보일 만큼 깊은 맛이 난다. 속이 따뜻해져서 모든 것에 너그러워진다.

특별한 주위사항이 없는 요리이지만 계란물이 살짝 끓어오를 때 불을 꺼보자. 익은 듯 안 익은 듯보이지만 잔열에도 계란은 조금 익는다. 그대로 밥 위에 쏫아부어 먹으면 맛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물론 취향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약간 몽글몽글한 계란이 밥을 촉촉하게 해 줘서 비비기에도 좋다.



해먹당 간단 레시피

재료/

토마토 중간크기 2개, 양파 중간크기 1개, 스팸 중간 1개, 계란 2개, 밥, 허브소금, 맛간장 한 숟가락, 치즈, 씨겨자 소스(선택)


준비/

1. 토마토, 양파, 스팸을 썰어준다.

2. 계란을 풀고 맛간장을 넣어 함께 저어준다.


순서/

1. 약불에서 스팸을 볶는다.

2. 토마토, 양파 넣고 허브소금으로 간을 한다.

3. 계란물을 볶은 재료 위에 부어준다.

4. 계란이 끓어오르면 밥 위에 얹어준다.

5. 치즈와 씨겨자 소스를 함께 넣어 비비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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