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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간일목 Mar 08. 2018

08. 서촌 사계재

四季齋

A.08


sagyejae





"한옥이면 좋겠습니다."


20년 동안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던 땅에 건물을 짓기로 마음먹은 건축주가 던진 말은 아주 의외였다. 

대지의 여건상 4필지 중 일부는 반드시 한옥을 짓지 않고, 건축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대지를 꽉 채운 빌라를 지을 수도 있는 땅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마을의 주변 경관을 해치고 싶지 않았던, 

동네를 사랑하는 작은 마음. 그것이 사계재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촌, 그리고 도심형 한옥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인 서촌에는 아직도 도심형 생활한옥이 많이 있다.

시간이 지나 대수선을 하기도 하고,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신축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기능으로 새로운 변신을 하기고 한다. 

사계재는 4개의 필지로 이루어졌고, 각각의 필지에 독립적인 집 한 채씩이 들어섰다. 

필지마다 반듯하지 않고, 모양이 서로 다르고 레벨도 달라서 이형의 필지에 한옥을 배치하고 

공간을 구성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필지의 규모는 작고, 모양도 불규칙적이지만 도심의 밀도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일과 한옥 고유의 형태를 잘 유지하면서도 자투리 땅과 공간을 활용하는 

설계가 바탕이 된다. 

4개의 필지에 4채의 한옥은 저마다 방이 2~3개 그리고 대청과 주방 및 화장실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니고 있고, 각 채는 독립적인 진입과 마당을 지니지만 사잇길을 만들어 전체가 이어지거나 연결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새로운 한옥의 조각을 채우다


서촌의 도심형 한옥의 필지들은 북촌의 정형화된 필지와는 다르게 좁은 골목과 자연지형에 

순응한 다소 복잡한 길과 필지 형태를 지니고 있고, 대략 30평 내외의 땅 크기와 15평 내외의 건축면적을 

지니고 있고, 사계재는 이러한 이곳 마을의 보편적이 규모에 순응하며, 대략 30평의 크기고 분할된 대지에 각각 15평 내외의 집들로 계획되었다. 

한동한 좁을 골목 중앙에 위치했던 주차장은 이제 비슷한 규모이면서도 새로운 조각의 한옥으로 

채워지고, 연결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한옥체험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다. 

4채의 한옥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과 함께 오래도록 편안하고, 맑은 장소로 남아있게 되길 바란다.










2018.03.08 samganilmok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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