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your energy.

뭘 먹여 키울 것인가

by Sam Giller



노란 기름방울을 형상화한 귀여운 캐릭터와 'I'm your energy'라는 문구를 내건 석유화학 기업의 광고. 좋은 기름 먹으면 좋은 차 된다는 메시지.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고 한다. 단순하게는 열량의 원천이지만 그것에는 우주가 담겨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작물은 훨씬 비싸지만 사람들은 기꺼이 구매한다.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것을 구매하는가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농약을 섭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로부터의 해방, 고급스러운 것에 끌리는 심리, 남들과 차별된 삶을 지향하고픈 욕구,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


먹는 음식이 달라지면 사람도 달라질까? 내 관점에서는 'Yes'.

유기농 재배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자동차가 사고 싶어지면 마력, 기통,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논문 쓸 기세로 꿰게 되듯. 화학비료와 지력의 한계, 꿀벌의 소중함, 로컬푸드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까지.



채소와 과일이 재배되는 농장에서 클래식 음악을 재생하면 작물의 성장 촉진과 병충해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록음악을 들려준 대조군은 스피커 반대쪽 방향으로 자라다가 고사했다.






나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의 일상에 AI사용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중고거래 진행 중에 만난 진상에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화법, 아이패드 계정을 초기화하는 방법, 영하 500도가 실재하는가 묻는 어린이 눈높이맞춤 설명까지. AI는 우리가 묻는 것에 답하고 우리와 나눈 대화를 다시 학습한다. 데이터의 우주.



어떤 데이터를 먹고 자랐는지에 따라 그 우주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서정적인 선율의 바로크 음악을 들으며 풀을 뜯는 젖소에게서 나온 우유와 데스메탈을 들으며 울타리에 머리를 처박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젖소에게서 나온 우유가 같을 수가 없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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