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모든 기억이 다 슬픔에 젖기 전에.
생각해 보면 아빠가 블루베리머핀을 사준 적은 별로 없다.
그래도, 아빠와 어딜 가면 아빠는 관대한 척하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엄마는 사주지 않을 것들을 사주었다. 어떤 때는 그게 가방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게 작은 머핀이 되기도 했다.
나는 빵이나 머핀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유독 아빠와 스타벅스를 갔을 때 그게 눈에 띄었다. 굳이 커피와 함께 머핀을 골랐고, 아빠는 '또또 저런다~'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사주었다. 머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탑에 얹힌 서걱거리는 설탕 알갱이와 곳곳에 박힌 파란 블루베리(조금 곰팡이 같이 보일 때도 있지만)가 한입에 녹아드는 느낌은 좋아했다.
사실 머핀을 먹어서 안 되는 건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아빠지, 내가 아니다. 나는 아직 어렸고(십 대~이십 대 초반의 기억이니까?)아빠가 사주는 머핀은 다른 머핀보다 재밌었다.
이제는 별다방에도 블루베리머핀이 없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아빠와 함께 카페를 돌아다닐 일도 없어졌다. 아빠는 아프고, 거동이 불편하고, 이제는 정말 더 이상 당뇨에 안 좋은 음식을 드시면 안 된다. 아빠의 생명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주 나중에, 별다방 메뉴에 다시 블루베리머핀이 나오면 나는 좀 눈물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