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 사람은 서로가 알아보게 된다

by Sam의 기억 궁전

진심인 사람은 멀리서도 알아보게 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수없이 많은 이들과 일하게 된다.
이력서는 훌륭하고, 말은 유려하고, 성과표엔 빛나는 숫자들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막상 함께 해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멀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 반대도 있다.
말은 조용하고, 포트폴리오는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 같이 있으면 마음이 느긋해지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진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게 단순히 성실하다는 말과는 다르다고 느낀다.




1. 말보다 마음의 방향이 앞선다


진심인 사람은 무언가를 '잘 보이기 위해' 하지 않는다.
업무 보고서를 쓸 때도, 디자인을 고칠 때도, 회의에서 의견을 낼 때도
그 마음의 출발점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이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이다.
누군가가 회의실을 먼저 나가도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을 지킨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누구도 보지 않았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한다.
나는 그런 장면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이 사람은 힘든 순간이 와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2. 감정보다 책임이 앞선다


진심인 사람은 피드백을 받을 때 다르다.
자존심이 상했을 법한 순간에도 감정을 먼저 내세우지 않는다.
물론 상처받기도 하지만, 그 감정을 조용히 삭인다.
그리고 한 박자 쉬고 돌아와서는 “제가 해볼게요”라고 말한다.
그 말에 과장이 없다. 정말 다시 해보려는 눈이다.




3. 빨라도 느려도, 결국 깊게 오래 간다


진심은 속도보다 방향에 가깝다.
진심인 사람은 빠르기보단 꾸준하고,
가까워지기보다 깊어진다.

눈에 띄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속도를 강조하는 스타트업의 세계에서,
그들은 어쩌면 비효율적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의 '근육' 같은 존재가 된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디자이너가 떠오른다.

회의 때는 늘 조용했고, 발표 때도 어색해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마감될 때면, 가장 먼저 수정본을 보내오고
항상 예상하지 못한 ‘작은 디테일’이 포함한다.
그 사람은 늘 말했다.
“이렇게 준비하면, 모두가 함께 보고 결정하는데 좋을 것 같아서요.”

그 말이 이상하게 진심으로 들렸다.




4. 과정을 본다


진심인 사람은 과정을 본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보다 과정을 본다.
“왜 그랬어?” 대신 “어디서 꼬였지?”라고 묻는다.
그래서 함께 일할 때 덜 지치고, 더 배운다.


그 순간에, 진심인 사람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묵묵히 남는다.

야근을 강요하지 않아도 남아 있고,
성과를 혼자 내세우지 않아도 팀을 먼저 생각한다.
어쩌면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맨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을 수도 있고.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변수가 많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이 흔들린다.

무너졌다가 다시 세우는 일이 반복된다.
그럴 때, 나를 붙잡아주는 건 투자자도 아니고, 시장도 아니다.
진심으로 일하는 동료다.


요즘은 어떤 인재가 필요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늘 이렇게 말한다.


진심인 사람을 찾습니다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
기록과 과정을 믿는 사람
잘했다는 말보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프로젝트가 무너져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진심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한 번 만나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는 건,
경영자로서 더없이 큰 행운이다.



아쉽게 최근 5년 간, 정말 진심인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5화캘린더에 없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