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새미의 시

농약도 약인가.

장새미

by 장새미

그들이 내 얼굴에 침 같은 말들을 뱉는다.

처음에 나는 그 말들을 이해할 수 없어 그저 듣고만 있었다.


듣다 보니 그 침 같은 말들은 이상한 냄새가 났다.

내 입 속에 억지로 뿌려 넣은 그 말들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는데도

나는 뱉을 수가 없어 꾸역꾸역 삼켰다.


그들은 그 말들에 대한 내 생각도 물었다.

삼켜보니 독이라는걸 알았는데도,

나는 그들을 쳐다보며 이해한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그 말들이 진심이었기 때문에 아팠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들이 진심인척 했기 때문에 아팠던 것 같다.


그 말들은 진심인 척했다. 순수한 척했다.

약인 척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며 나더러 꿀꺽 삼키라 했다.


그런데 그건 약이 아니었다.

그것은 농약이었다.


그들은 나를 해충 보듯 그 말들을 나에게 뱉었다.

그리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그게 무서웠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아무 데나 아무렇게 자라는 잡초였나 보다

아니면 그들이 보기에 나는 해충이었던가


그들은 그들의 소중한 식물을 보호해야 했다고 하더군.


그 말들은 정확히 나에게 독이 되었는데

그들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하더군.


그런데 그들이 잘못 알 고 있는 게 있어.


나는, 아니 내가 바로 죽어가던 너희들의 소중한 그 식물을 살려준 거야.

나랑 있어서 그가 살아난 거라고

너희들이 그 사랑으로 그를 거의 죽여놨잖아.


내가 죽으면 그도 죽어.

내게 독은 그에게도 독이야.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잡초고 해충이라

이 말들을 뱉을 수가 없다.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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