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혼자 걸었다.
굳이 보려 하지 않았는데도 눈에 들어왔다.
보름달이었다.
달이 새삼 정말 밝았다.
깜깜한 하늘 속에 혼자 콕 박혀서
어쩜 저렇게 밝을 수 있나 싶었다.
걸으면서도 자꾸만 달을 쳐다보게 되었다.
달이 주는 위로가 있다는 걸 알았다.
나 말고도 서서 달을 찍는 사람이 또 있었다.
그도 달의 빛에서 위로를 얻었던 것일까.
그래서 나처럼 달을 간직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방이 캄캄해도 홀로 저리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달이 그 존재로써 주는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