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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새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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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새미 Dec 30. 2022

파도와 산등성이

나는 겹겹이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을 좋아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결이라 

어느 곳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모르면서도

그 끝없는 너울질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나는 겹겹이 넘실대는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일을 좋아한다.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는 산들이건만

어느 곳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몰라 헤매이면서도

그 끝없는 첩첩산중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저 파도 뒤에는 또 어떤 파도가 오려나 

이 끝없는 파도들 뒤 수평선 너머의

알 수 없는 세계를 바라보는 일은 벅차오르는 일이다.


저 산 넘어 그리고 그다음 산 넘어 너머에는 또 어떤 산이 있으려나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겹겹의 산중 너머의

알 수 없는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설레는 일이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파도와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일은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고 내가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이 끝없는 자연을 

내가 이렇게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해서, 벅차서, 설레어서 좋은가보다.


그래서 눈에 다 담지도 못할 것을 그렇게 바라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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