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새미의 시

아플 권리

by 장새미

엄마에게는 아플 권리가 없다.


아이에게 옮아온 감기는

기진해진 몸에서 몸살이라는 살이 붙었다.

그래도 엄마에게는 아플 권리가 없다.


콧구멍도 목구멍도 아우성이다.

몸살기운에 머리카락 한올까지 안 아픈 데가 없지만

엄마에게는 아플 권리가 없다.


그 권리를 잠시나마 찾아주는 것은

남편이라는 이름의 육아동지다.


그가 아이 둘을 데리고 놀이터로 나가준 덕에

침대에 누워 오롯이 아프기만 할 수 있다.

그렇게 엄마는 잠시 아플 권리를 찾는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직접 볶음밥을 해먹이고,

목욕까지 시켜준 덕에

나는 가만히 앉아 육아를 했다.

마음껏 아플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소중하다.


내게 아플 권리를 찾아준 그대에게 고맙다.

부부란 서로에게 아플 권리를 찾아주는 사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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