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전, 평범한 워킹맘으로 열심히 살고 있던 저는 회사에서 불쑥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당황해하는 제게 상사는 "너는 맞벌이잖아? 얘네들은 외벌이야."라며 계속해서 무안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말들이 '기혼한 여성은 책임감이 없다'는 것을 비꼬아 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던 저는 그날 이후 자주 불안해졌고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황장애 환자가 되어 있었죠.
두번째 에세이 (공황장애로 책을 쓰게 될 줄이야..)
며칠 전 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끝으로 책<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의 미리보기 연재를 모두 마쳤습니다.이 책은 제가 공황장애를 만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브런치에 담았던 글과 그림들이 초고가 되어 집필한 책 입니다. 책에 수록된 43개의 에피소드 중 브런치에는 14편만 공개했습니다.
참으로 지독했던 공황의 터널을 지나 편안한 일상을 되찾은 지금, 그때의 아픈 이야기를 다시 연재하는 동안 참으로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도무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누군가 제게 그 알바형 인간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봐 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할 생각입니다. "공황장애에 걸려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씩씩하게 극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요. 공황장애 덕분에 두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으니 어떤 부분에선 제게 상처를 주었던 그 상사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제 뭐 할거냐구요?
COVID19 이후 구글에서는 '정신과 진료'에 관한 검색이 4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한 지금 우리를 둘러싼 '불안'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마음을 지키고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당분간은 새로운 글을 집필하기 보디는 제가 가진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려고 합니다.
공황장애라는 '마음의 병'을 통해 배우고 알게 된 것들, 특히 평소 마음을 돌보는 방법과 마음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는 삶의 태도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북토크나 강연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자리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시도도 해 보고 싶은데요, 물론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 마음건강 북토크/강연 문의주세요!sammykhim@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