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경, 저는 신생 출판사로부터 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브런치에 있는 글을 보고, 책을 함께 출간하고 싶다는 메일이었고, 기꺼이 흔쾌히 미팅을 수락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의 미팅을 진행했는데, 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정중하게 거절을 표했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그당시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슬럼프를 겪고 있었고, 하필 인스타그램 반응도 적은 때였습니다. 작가 외에 다른 일을 했던 시절이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를 주기적으로 하지 못했죠. 그 결과 함께 소통하던 작가분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유입 팔로워들도 흩어졌던 시기였습니다. 인스타툰은 내용 구성부터 그림까지 기획하고 그려야 하기 때문에 정말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물론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봐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왠지 조금 서글픕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온전하게 영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으나, 저 역시도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릴 때였지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상과 현실은 점점 부딪혀 갔고, 현실이 우위를 점령하던 그때 출판사의 메일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미팅에서 했던 말과 두 번째 미팅에서 했던 말이 약간 바뀌고 방향성이 맞지는 않아서 함께하진 못했으나, 마음에 꺼져가는 불씨를 지펴주었던 신생 출판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또 다시 깨달았습니다. 한 번뿐인 삶, 이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말입니다. 진작에 알고 있었는데, 다시금 현실에 압도 당해 꿈조차 잃어갔다는 것을 말이에요. '그래! 한 번뿐인 삶은 영원하지 않으니까!' 동시에 왜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자 했는지를 떠올리며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죠. 진심이 담긴 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글, 인간의 불완전함을 깨닫게 하는 글, 그것이 나의 행복과 가치로 이어지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저는 현실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다시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글을 쓰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투고를 준비했습니다.
우선 출간기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출간 기획서에는 타겟 독자층을 비롯해서 책의 의도와 강점, 작가 소개 등을 어필했습니다. 원고는 세 편정도를 준비했습니다. 투고할 출판사를 정할 때는 서점에 가서 제가 집필할 책과 비슷한 분야의 책을 둘러본 다음, 목록을 추렸습니다. 또한 시장 조사와 마케팅, 인터넷 등을 활용해서 꼼꼼하게 분석했지요. 그렇게 한 20개 정도의 출판사가 남았고, 일단은 그 중 세 곳만 투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제 원고가 많이 알려지는 것이 썩 달갑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투고 메일을 보내고 2곳에서 답장이 왔으며, 미팅을 잡기로 했습니다. 미팅에서는 타협을 요구했고, 그 내용이 제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였으며, 제 가치를 실현하려는 의도와 방향성이 엇나가지 않았기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며칠 뒤, 첫 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