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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트라우마

치료 방법

by 이정욱 교수


지저분한 화장실 vs. 깨끗한 화장실


지저분한 화장실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 집의 화장실을 보면 집주인의 깔끔함이 보인다.


타일과 타일 사이 줄 눈에 낀 곰팡이

거울에 묻은 손자국

구석마다 마감된 실리콘의 상태

손이 닿지 않는 곳의 물 때와 곰팡이

배수구에 낀 머리카락

하수구에서 나는 악취

빛나지 않는 수전과 배관

좌변기의 깨끗한 상태

청소 용품의 청결함

위생용품과 마른 타월의 각 잡힌 정리

화장지 끝 단의 잘린 상태


출처: http://hiupress.hongik.ac.kr


조금 유난스럽기도 생각 들지만 이런 것들이 보이는 건 나만 그런 건가?


'화장실 트라우마'라는 것이 있다.

화장실에서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생긴 두려움이나 불안인데 성인들도 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우리 집은 건식 타입이 아니다.

식구 중 누군가가 샤워를 하고 나오면 온 사방에 물이 튀어있다.

난 이런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용했던 사람에게 나오기 전 화장실의 모든 물을 닦으라고 한다면

그 거센 반발을 감당할 수 없기에 말을 못 할 뿐.


한 솥밥을 먹는 식구들이지만

내가 사용했던 흔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난 항상 샤워하러 들어갈 때 뽀송뽀송한 C급 타월 3장을 더 가지고 들어간다.


2장은 바닥에 남은 물을 닦을 때 사용하고

1장은 벽에 묻은 물을 닦을 때 사용한다.

물기를 모두 닦은 후에는 화장실에 스탠드 선풍기를 잠시 틀어 남은 습기를

날리면 금방 뽀송뽀송해지고 기분이 좋다.


다음에 사용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고 작은 것이지만

나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진다면 다소 귀찮더라도 계속하고 싶다.



예전 휴게소 남자화장실

요즘의 휴게소 화장실은 예전에 비하면 놀랄 만큼 깨끗하다.

내 기억의 옛날 휴게소 화장실은 너무나도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곳이었다.


코를 찌르는 대소변냄새

담배냄새

싸구려 스킨냄새

바닥에 흥건한 물과 발자국

지워지지 않는 노란색이 선명한 소변기

물이 막힌 채로 방치된 좌변기

바닥에 뒹구는 화장지 조각들

환기는 안되며 소리만 요란한 환풍기 소음


파리 구더기가 꿈틀대고 아래를 보고 싶지 않던

예전의 푸세식, 재래식 화장실에 비하면 이 정도만 해도 천국 같다.




사람은 깨끗한 곳은 깨끗하게 사용하고 싶어 하고

더러운 곳은 더 더럽게 사용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휴게소 화장실이 지금처럼 깨끗해진 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공중 화장실을 사용할 때 손을 씻지 않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냄새나고 공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 가능한 한 빨리 탈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고

둘째,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손'으로 무엇인가를

접촉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비접촉식센서 감지식 수도, 비접촉식 비누 디스펜서, 감지식 자동 건조기는 이제는 필수 장치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앉았던 변기에 같이 앉는다는 것도 불편하고

바로 전 사람의 체온이 남아있다면 기분이 좋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좌변기에 앉지 않고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부분이다.








만약, 공중화장실에서 좌변기 뚜껑이 닫아져 있다면

나는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손으로 올리지 않고 발로 올린다.

가끔 사용해야 하는 화장실 냄새가 심하면 잠깐동안 숨을 참기도 한다.

화장실 문고리는 화장지로 감싸서 잠그고, 최대한 빨리 이용하고 나오려고 한다.


예전에는 더 못한 환경에서도 다들 살았었는데

만약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정신적 외상을 입을 것 같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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