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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노이즈

Pink Noise

by 이정욱 교수


동굴에 가면 석순이라는 게 있다.


석순은 물방울이 동굴 천장에서 떨어져 흘러내릴 때

물에 포함된 칼슘 석회질이 침전되면서 만들어지는데

석순은 아주 아주 느리게 만들어지는데

작은 석순은 수십 년~수백 년이 걸리고

큰 석순은 몇 천년~몇 만년이 걸릴 수도 있다.


U4OA72UYJXJRGUGCT6LMOBSNCY.jpg 제주 종유석 동물, 출처: 조선일



그래서, 석순을 분석하면 '해당 시기의 강우량'을 예측할 수 있다.

10년 전쯤 한 대학의 연구자들이 비가 오지 않았던 시기에

고대 중국의 세 왕조가 몰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동굴의 석순을 분석했더니 세 왕조가 몰락했던 시기와 강우량이 현저하게 감소했던 기간이

일치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당시 주된 식량이었던 벼의 수확량과 관련이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가뭄에 벼가 자라지 않으면 민심이 흉흉해지고 과학적이지 않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도자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그 힘들이 모아져서 결국 정권을 교체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비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특히, 여성들은 비로 인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높아진다.

햇빛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호르몬을 만들어주는데 비가 오면

이 호르몬이 감소하고 탄수화물 섭취 욕구가 증가한다(폭식의 원인을 제공한다.).

좋은 점도 있다.


결론적으로 강우량이 많을수록 범죄율이 감소한다.

비가 오는데 밖으로 술을 사러 나가지 않는 데다가 외출을 자제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마찰이 줄어들어 범죄도 줄어든다.

반면, 대기 중에 양이온이 높아져 혈압이 높아지고 짜증도 많아진다.



ab67616d0000b27384334f61b657127df8983d50.jfif 출처: open.spotify.com


일상생활에서 비가 오면 미끄럽고

습해지고 불편한 점이 많지만

빗방울이 톡톡 창문을 두드리는 핑크노이즈가 스르르 잠이 들게 해 준다.

핑크노이즈는 뇌의 활동을 차분하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탄수화물 음식을 먹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깊은 잠을 자길 권한다.


바로 오늘 같은 금요일 밤이 그렇게 하기에 아주 적절하다.



※ 백색소음(White noise)은 모든 주파수대에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잡음이지만

핑크노이즈(Pink Noise)는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에너지가 증가하는 잡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핑크노이즈를 들으면 편안함을 느끼고 집중력이 높아져서

음향 수면보조 기기에서 많이 사용한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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