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소포비아(Mysophobia)
모니터에 지문 묻는 게 너무 싫다.
나는 공동 화장실의 문잠금, 변기 뚜껑, 레버를 손으로 열지 못한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 후에는 마른 수건 몇 개를 가지고 들어가 물기를 모두 닦고 나온다.
손가락 끝보다 더 길게 나온 손톱은 적응하기 힘들다.
콧 털은 모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매일 알코올솜으로 닦는다.
청소기로 청소한 후에는 모든 불을 끄고 손전등을 켜서 바닥에 놓고 이물질을 찾아 제거한다.
상황에 따라 이 루틴을 지키지 못할 때도 있다.
나는 가벼운 마이소포비아, 결벽증 환자다.
결벽증은 흙, 세균, 바이러스, 박테리아, 해충, 미세먼지에 극도의 거부감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세균공포증이라고도 하는데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심리적 저항과는 다르다.
결벽증은 오염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피하거나 또는 최소화하거나 장갑 같은 차단용품을 사용하게 된다.
사람이 불편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는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결벽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주변 사람에게 의도치 않은 부담감을 줄 수는 있다.
누군가와 거실에서 대화하면서도 둘둘 말린 테이프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수집하면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결벽증이 있으면 스스로 피곤하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은 강박장애(OCD,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신경증이 생길 수 있다.
강박적 사고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오염 전염 스트레스(내 모니터에 남은 타인의 지문, 타인이 침을 뱉을 때 날아오는 분말 스트레스)
반복 체크 스트레스(문이나 가스가 잠겨있지 않은 것 같다는 스트레스)
물건 배치 스트레스 (물건들의 배치나 위치가 정확하게 맞지 않거나 일정하지 않다는 스트레스)
OCD 환자에게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모두 나타난다.
OCD 장애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강박적인 사고가 실제 위험 발생 확률에 비해 과다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OCD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고유한 의식(?)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매일 수차례 반복된다.
OCD 증상이 심해지면 사회적 관계나 개인 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본인의 루틴이나 습관 때문에 학교, 직장에서 일상적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OCD 환자 중 약 75%는 불안 장애, 약 40%는 주요 우울 장애, 그리고 23~32%가 강박성 인격 장애와 같은
정신 건강 장애를 가지고 있다. OCD 환자의 약 25% ~ 60% 이상이 어느 순간에 자살을 생각하며, 10~13%가 실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결벽증의 원인은?
불안 장애와 강박장애는 가족력으로 나타날 수 있고 세균이나 불결한 환경에서 받았던 트라우마가 결벽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불결한 환경에서 아팠던 경험이 있거나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정신적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아래와 같은 행동이 나타난다면 중증의 결벽증, 마이소포비아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자주 오랫동안 손을 씻는다.
세균과의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항상 장갑을 착용한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을 랩으로 덮거나 보호 필름을 붙인다.
공공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 같다면 안절부절못하며 즉시 집으로 돌아가 샤워를 한다.
하루에 여러 번 샤워를 한다.
강박장애는 인지 행동 치료(CBT)와 요가, 명상과 같은 스트레스 감소 치료뿐이다.
강박장애는 약물로는 치료할 수 없다.
다만 항우울제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기분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특히, 공공장소에 나가지 못할 정도라면 공황장애와 우울증, 강박장애가 결합된 상황일 수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과 반응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내겐 아직도 많은 숙제가 남았다.
청소기로 청소할 수 없는 싱크대 바닥 깊숙한 곳의 먼지볼
베란다에 쌓아둔 박스 위의 먼지
수시로 제거하지만 욕실에 스멀스멀 다시 생기는 곰팡이
냉동실에서 얼려진 오래된 음식
정리되지 않은 옷장
스트레스는 받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스스로 게으름을 용납하지 못하는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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