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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Feb 04. 2024

중독 탈출법

자연치유와 손실회피 심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PTSD로 인해 헤로인에 심각하게 중독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심각한 중독이라면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전장에서 귀국한 이후에도 어떠한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 뒤 중독자 비율이 자연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작가 윌리엄 버로스가 했던 말 "한 번 정키(중독자)는 영원한 정키"라는 인식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전문가들이 '중독'에 대한 '자연적 회복'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계기



다른 실험을 한 결과도 재미있다.


코카인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영화표와 같은 작은 보상을 주었는데
효과가 아주 놀라웠다. 사람들은 나중의 큰 보상보다는 작아도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했다.


이 현상을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심리, 사회, 문화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행동 경제학'이라는 분야에서 다뤘다.


왜 중독자들은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인간은 스스로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좋다는 생각이 드는 대안을 선택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모든 경우를 고려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선택을 하려고 하더라도 선택을 내리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결국 우리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선택 자체가 비합리적이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다.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의 연구 결과다.

또한, 사이먼 교수는 사람은 '인지 능력의 한계'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보았다. (Ref. Designing Organizations for an Information-Rich World)

인간의 ‘선택’에 대한 다른 시선도 있다.

수학을 배웠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한 번씩은 들어본 '베르누이의 방정식'의 주인공인

18세기 수학자 다니엘 베르누이는 "인간의 선택은 효용에 따라 정해진다."라고 했는데 

카너먼과 트러스키라는 심리학자 둘은 

"인간의 선택은 이익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더욱 민감하게 변화한다"라고 했다. 

손실로 인해 감소한 만큼의 효용을 상쇄하려면 손실보다 더 큰 이익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손실 회피(Loss Aversion)"이라고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왜 중독자들은 작디작은 보상에 집착했을까.

그들은 중독으로 인해 잃게 되는 손실(중독자들은 손실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에

집착했고 결국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혹시 주변에 카페인, 술, 담배, 마약, 도박에 중독된 사람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인간의 자연치유 능력을 믿어보자.

반드시 작은 보상을 주는 것을 잊지 말고.

결과는 희망적이고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고 믿는다.



http://link.inpock.co.kr/kwine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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