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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r 11. 2022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라따뚜이 레미

수의사가 분석하는 라따뚜이 레미



출처 : 라따뚜이



 여러분은 라따뚜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 유명한 영화 제작사 픽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절대 섞여선 안될 쥐와 요리가 섞인 애니메이션인데요. 식당 위생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쥐가 요리를 한다니 현실에서는 정말 끔찍한 이야기인데요. 어쨌거나 요리와 미각, 후각에 천부적인 감각이 있는 주인공 레미가 인간들의 요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줄거리인데요. 여기서 등장하는 주인공 레미는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귀여움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쥐 캐릭터입니다. 비록 같은 쥐 캐릭터이자 쥐 캐릭터의 황제 제리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라따뚜이 쥐만큼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요. 이번에는 라따뚜이의 쥐 레미에 대해 분석하겠습니다.



라따뚜이의 주인공, 레미 / 출처 : 라따뚜이







레미는 코가 커서 냄새를 잘 맡는 것일 수도 있다.




출처 : 라따뚜이


 레미는 다른 쥐들에 비해 코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즉 코가 큰데요. 물론 코가 크다고 해서 냄새를 잘 맡는다는 상관관계는 밝혀진 바 없습니다. 다만 레미가 유독 냄새를 잘 맡는다는 점은 큰 코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다른 쥐들에 비해 코가 크다면 콧구멍이 크다는 뜻이고 그만큼 더 많은 화학 분자들을 끌어들여 다른 생쥐들보다 냄새를 더 잘 맡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은 후각 기관의 발달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레미의 코 자체에 염증이 심하여 코가 부었거나 종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생쥐의 후각 구조


 참고로 쥐들의 후각은 꽤나 발달한 편입니다. 생쥐들의 후각은 약 100m 거리에 있는 냄새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이처럼 후각이 발달한 이유는 쥐들의 후각 기관들이 더 발달하였기 때문입니다. 인간에 비해 그 수가 2.5배가 더 많고 그 크기도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친구 쥐에 비해 레미의 코가 굉장히 크다. / 출처 : 라따뚜이





라따뚜이의 쥐들은 뒷발가락에 유전적 장애가 있다. (심지어 모두 친척관계일수도?)



출처 : 라따뚜이


 일반적인 쥐들의 경우 앞발가락은 4개, 뒷발가락은 5개가 있는데요. 그런데 라따뚜이에 등장하는 모든 쥐들은 앞발가락은 4개로 정상이지만 뒷발가락이 3개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발가락의 크기가 적은 것을 소지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유전적인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사는 데에는 크게 지장은 없다고 하는데요. 라따뚜이의 쥐들 모두가 저런 소지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모두 유전적인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아마 라따뚜이에 등장하는 모든 쥐들이 사실은 서로 가까운 근연관계에 있어 유전적인 변이가 쉽게 발생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마치 근친교배가 일어났던 왕족에게 발생한 유전병과 비슷한 원리로요.



출처 : 라따뚜이


레미는 다른 쥐들과 다르게 구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출처 : 라따뚜이



 쥐들은 토를 못합니다. 토를 못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조임근의 힘이 강하여 음식물이 올라오지 못한다는 점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로는 구토할 때는 횡격막을 수축시켜 구토를 진행하게 되는데, 쥐는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뇌와 내장 사이에 구토와 관련된 신경 연결이 부족하여 구토 중추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역류(regurgitation)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미는 구역질을 하며 구토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는 다른 쥐들에게는 절대 볼 수 없는 굉장히 특별한 능력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역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레미는 횡격막 수축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뜻일 것이고 다른 쥐들에 비해 뇌와 내장 사이의 신경 연결이 잘 되어 있기도 하다는 뜻이겠군요. 다른 쥐들과 다르게 구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독성 물질을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그만큼 식중독 위험에 덜 노출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레미는 굉장히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존재일지도 모르겠군요.




쥐의 해부 모식도



레미는 사람에게 많은 전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




출처 : 라따뚜이


 쥐는 사람에게 많은 전염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35가지 정도 옮길 수 있다고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밝혔는데요. 많은 병들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생쥐는 치명적입니다만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바로 흑사병이었습니다. 쥐 자체보다는 쥐에 붙어 기생하는 쥐벼룩에 의해 전파되는 이 병은 유럽 인구의 1/3을 죽게 만들 만큼 강력한 전염병이었습니다. 이렇게 치명적인 전염병을 생쥐가 퍼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레미 역시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는데요. 라따뚜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비록 레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혹시나 모를 전염병을 대비해서 레미를 만난 뒤에는 항상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라따뚜이


인류의 역사를 바꿨던 중세의 흑사병


마치며


출처 : 라따뚜이




 지금까지 라따뚜이 레미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레미는 코가 커서 냄새를 잘 맡는 것일 수도 있으며, 라따뚜이의 생쥐들은 모두 뒷발가락에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어 모두 근연관계(친척 관계!)임이 의심이 되며 레미는 다른 생쥐들이 못하는 구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레미는 사람들에게 많은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제 분석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도 재밌는 캐릭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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